모바일 폼팩터(구성·형태) 시장을 주도하는 삼성전자가 올 하반기 폴더블폰 신제품 언팩을 2주가량 앞당길 가능성이 제기됐다. 폴더블폰 최초로 국내에서 행사를 개최하는 파격적인 시도를 할지 관심이 쏠린다. 반도체 적자 수렁에 빠진 회사의 실적을 견인하고, 경쟁사의 폴더블폰에 맞서 점유율을 지켜야 하는 5세대 갤럭시Z의 어깨가 무겁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갤럭시Z 폴드5'(이하 갤Z폴드5)와 '갤럭시Z 플립5'(이하 갤Z플립5)의 언팩을 오는 7월 26일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전작은 지난해 8월 10일 미국 뉴욕에서 베일을 벗었다. 행사 초대장은 20여 일 전인 7월 20일에 발송했다.
삼성전자가 '갤럭시S23' 시리즈의 선전에 가까스로 흑자를 유지한 만큼 하반기 전략 제품의 조기 등판이 절실한 상황이다.
올해 1분기 삼성전자 DS(반도체)부문은 4조5800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MX(모바일 경험)·네트워크 사업이 3조94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실적 하락을 방어했다.
문제는 신제품 효과가 사라지는 2분기다. MX·네트워크 사업 영업이익이 2조원대로 떨어지면 전사 실적에도 악영향을 줄 전망이다. 하반기 수익성을 극대화해야 하는 이유다.
또 삼성전자는 갤럭시의 글로벌 브랜드 인지도를 고려해 매번 미국에서 행사를 열었던 관례에서 벗어나 서울이나 부산을 유력한 데뷔 무대로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폴더블폰 종주국의 이미지를 확고히 하고, 중국과 일본 등 아시아 시장을 겨냥한 마케팅을 강화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한류 이미지를 십분 활용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와 관련해 삼성전자 관계자는 "아직 결정된 내용이 없다"며 말을 아꼈다.
폴더블폰 시장에 도전장을 내민 브랜드가 늘어나며 신경전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2G·3G 시장에서 '스타텍'과 '레이저' 폴더폰으로 이름을 날렸던 모토로라는 위아래로 접히는 '레이저40 울트라'(가칭)를 내달 1일 공개한다. 한국도 출시 국가에 포함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글은 이달 중순 첫 폴더블폰인 '픽셀 폴드'를 선보였다. 갤Z폴드처럼 양옆으로 펼칠 수 있는 제품인데, 베젤과 힌지(접히는 부분) 주름이 상대적으로 두껍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삼성전자는 '세계 최초' 타이틀에 만족하지 않고 기술력을 앞세워 한 단계 더 진화한 형태의 폴더블폰을 내놓을 것으로 관측된다.
감각적인 투톤 컬러와 한 손에 들어오는 콤팩트한 사이즈로 젊은 소비자들 사이에서 호응을 얻은 갤Z플립은 커버 디스플레이에 큰 변화를 줄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조사업체 디스플레이서플라이체인의 로스 영 CEO(최고경영자)는 소식통을 인용해 갤Z플립5의 커버 디스플레이가 전작의 1.9인치에서 3.0인치로 60%가량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카메라를 제외한 전면 커버를 화면으로 채우는 셈이다. 새로운 설계를 적용해 힌지 주름을 크게 개선했다고도 했다.
이처럼 삼성 폴더블폰 신제품 출시가 임박하자 이동통신 3사도 단말기 지원금 경쟁에 시동을 거는 분위기다.
SK텔레콤은 이달 초 작년 8월 시장에 나온 '갤럭시Z 폴드4'의 공시지원금을 10만원 올렸다. 출시 후 처음이다.
월 8만9000원의 주력 5G 요금제 '5GX 프라임'에 가입하면 58만원의 지원금을 받을 수 있다. 2년 선택약정 할인(53만4600원)을 받는 것보다 이득이다.
여기에 이통 3사는 지난달 출시 2개월째인 갤럭시S23 시리즈의 공시지원금을 일제히 상향했다.
인기 모델인 갤S23 울트라의 경우 8만원대 요금제 기준 SK텔레콤은 15만원에서 48만원으로, KT는 14만7000원에서 45만원으로, LG유플러스는 15만1000원에서 50만원으로 인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