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SSG 랜더스 추신수(41)의 선행이 격투기계에서도 화제가 됐다. 추신수가 전 UFC 라이트급 파이터 마동현(34·부산팀매드)에게 5년간 하반신 마비 재활 치료비를 전액 지원하기로 했다.
지난 22일 마동현의 인스타그램 게시물 덕에 추신수의 선행이 알려졌다. 마동현은 “추신수 선수는 5년간 재활 치료비 전액을 후원해 주시기로 했다. 외부에 알리는 걸 싫어하셨지만, 이렇게라도 말씀드리고 싶다”고 적었다.
마동현은 2015년부터 미국 종합격투기(MMA) 단체인 UFC에서 활약했다. 본명이 김동현인데, 한국 MMA 간판스타인 김동현과 이름이 같아 별명인 ‘마에스트로’의 앞 자를 따서 마동현으로 활동한다.
그는 UFC에서 5년간 옥타곤에 8번(3승 5패) 올랐다. 화끈한 파이팅 스타일로 국내 팬들의 눈을 사로잡았다. 마동현은 대미지를 입어도 ‘전진 기어’를 넣는 등 난전을 즐기는 파이터였다. 그 탓에 정강이 골절, 목디스크 등 부상을 달고 살았다.
두 달 전, 목디스크 수술 후 그에게 시련이 찾아왔다. 갑작스레 하반신이 마비된 것이다. 지난 3월 양성훈 부산팀매드 감독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에 마동현의 안타까운 소식이 전해졌다. 마동현은 “같은 마비 환자들에게 극복하는 모습을 꼭 보여드려 그분들께 작게나마 힘이 되고 싶다”고 했다.
그의 굳센 의지 덕인지 따뜻한 손길이 닿았다. 평소 일면식도 없던 스포츠계 선배 추신수가 먼저 손을 내민 것이다.
추신수는 과거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서 활약할 때부터 ‘기부 천사’로 유명했다. 누적 기부액만 20억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마동현은 “얼마 전 제 소식을 듣고 같은 부산 출신 운동선수라는 이유만으로 응원 연락을 주신 대한민국 최고의 타자 추신수 선수와 지난주 금요일 점심 식사를 했다”고 밝혔다.
현재 마동현은 경추 척수증을 앓고 있다. 재활 과정에서 한 달에 100만원 이상의 비용이 드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술 등 향후 회복 추이에 따라 그 이상의 금액이 들 수 있다. 추신수의 후원이 그에게는 큰 힘이 됐다.
마동현은 “운동선수이자 가장의 인생에 관한 대화를 나누며 격투기뿐 아니라 어느 종목이든 정상의 자리에 있는 선수들은 늘 배울 점이 많은 것 같다”며 “개인적으로도 팬이고 존경하던 선수와 식사를 하게 되어서 정말 뜻깊고 힘이 되는 자리였다”고 감사를 표했다.
마동현은 ‘향후 케이지에 복귀한다’는 굳센 회복 의지 덕인지 놀라운 호전세를 보이고 있다.
▲다음은 마동현 인스타그램 전문
안녕하세요. 전 UFC파이터 마동현 입니다.
저는 요즘 하반신마비 이후 상대선수가 아닌 제 자신과 싸우면서 지내고 있습니다. 다행히 많은 분들의 관심과 응원 덕분에 하루하루 좋아지고 있습니다.
얼마 전 제 소식을 듣고 같은 부산 출신 운동선수라는 이유만으로 응원연락을 주신 메이저리그 출신이자 SSG랜더스 소속 대한민국 최고의 타자 추신수 선수와 지난 주 금요일 점심식사를 하게되었습니다.
운동선수이자 가장의 인생에 관한 대화를 나누며 격투기 뿐 아니라 어느 종목이든 정상의 자리에 있는 선수들은 늘 배울 점이 많은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도 팬이고 존경하던 선수와 식사를 하게 되어서 정말 뜻깊고 힘이 되는 자리였습니다.
추신수선수는 5년간 재활치료비 전액을 후원해주시기로 했습니다. 외부에 알리는 걸 싫어하셨지만 이렇게라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추신수선수는 꾸준히 소외계층을 위해 20억이 넘는 금액을 기부했습니다. 제가 이런 일을 겪고나니 얼마나 대단한 일인지 더욱 크게 와닿는 것 같습니다.
제가 하반신마비 이후 유튜브와 방송, 신문에 소식을 알린 이유는 혼자서 견뎌내기 보다 많은 분들이 보는 앞에서 재활에 꼭 성공하기 위함입니다. 그리고 같은 마비환자들에게도 마비를 극복하는 모습을 꼭 보여드려 그 분들께 작게나마 힘이 되고 싶습니다
저는 최대한 빠른시간 안에 일어나서 전 보다 더 강해진 모습으로 힘든 분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인생을 살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