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타이거즈 신인 투수 윤영철(19)이 개인 최다 이닝을 소화했다. 데뷔 첫 퀄리티스타트(QS·6이닝 이상·3자책점 이하)도 해냈다.
윤영철은 24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23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의 주중 3연전 2차전에 선발 투수로 등판, 6인이 동안 3피안타(1피홈런) 3볼넷 1실점을 기록하며 호투했다. 1-1으로 맞선 7회 말 KIA 수비를 앞두고 마운드를 넘기며 승리 투수 요건을 갖추지 못했지만, 신인답지 않은 노련한 투구가 도보였다. 종전 한 경기 최다 이닝(17일 삼성 라이온즈전 5와 3분의 1이닝)을 넘어 6이닝을 소화하기도 했다.
윤영철은 디셉션(투구 시 공을 숨기는 동작)이 좋은 투수로 정평이 났다. 빠른 공 최고 구속이 시속 140㎞ 대 초반에 불과하지만 고교 시절(충암고) 상대 타자의 스윙 타이밍을 잘 빼앗는 능력을 증명했다. 실제로 신인 투수가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했고, 앞선 6경기에서도 3점(.349) 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하며 프로 무대에 연착륙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처음 상대하는 한화 타선을 상대로도 생소함과 안정감을 무기로 호투했다. 1회 말 선두 타자 문현빈에게 좌전 안타를 맞았지만, 전날 1차전에서 장타를 치며 타격감이 좋았던 2번 타자 이진영에게 내야 땅볼을 유도했다. 6(유격수)-4(2루수)-3(1루수) 더블 플레이로 이어졌다. 후속 채은성은 유격수 땅볼 처리.
2회도 1사 1루에서 김인환을 상대로 병살타를 유도했다. 우측 파울 홈런을 맞았지만, 위축되지 않고 자신의 투구를 보여줬다.
3회는 삼자범퇴 이닝을 해냈다. 첫 위기도 잘 버텼다. 선두 타자 문현빈에게 우전 안타, 이진영의 내야 빗맞은 타구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1루수와 호흡이 맞지 않아 추가 출루를 허용했다. 이 상황에서 한화 간판타자 라인인 채은성과 노시환을 각각 파울 플라이와 중견수 뜬고 처리하며 위기를 돌파했다. 최재훈에게 볼넷을 내줬지만, 김선빈은 2루 땅볼로 잡아내며 무실점 이닝을 만들었다.
5회도 삼자범퇴로 막은 윤영철은 6회 마운드도 올랐다. 타선이 5회 초 변우혁의 홈런으로 1점을 지원하며 리드를 잡은 상황. 하지만 윤영철은 승리 요건까지는 잡지 못했다. 2사 뒤 채은성에게 좌월 동점 솔로 홈런을 맞았다.
윤영철은 이어진 상황에서 노시환에게 볼넷까지 내줬다. 정명원 투수 코치가 마운드에 올라, 교체가 예상됐지만, 그대로 마운드를 지킨 윤영철은 앞서 볼넷 2개를 내준 최재훈을 땅볼 처리하며 기어코 6이닝을 채웠다. 차분했다. 노련했다.
윤영철은 1-1로 맞선 7회 말 수비에서 최지민에게 마운드를 넘기며 임무를 끝냈다. 시즌 3승은 무산됐지만, 데뷔 첫 QS를 해냈다. 6이닝을 채웠다는 게 큰 수확이다. KIA도 4-2로 승리했다. MVP는 결승 투런 홈런을 친 소크라테스와 윤영철이었다.
경기 뒤 윤영철은 "오늘 전체적으로 컨디션이 좋았고, 변화구도 제구력이 좋았다. (포수) 신범수 선배와 호흡도 잘 맞았다. (채은성 선배에게 맞은) 피홈런은 아쉽지만, 타자가 잘 친 타구였다고 생각한다"라고 전했다. 이어 데뷔 처음으로 QS를 해낸 점에 대해서는 "너무 기쁘다. 팀도 승리해 기뿜이 2배"라고 전했다.
이날 윤영철의 등판으로 꽤 많은 대결 구도가 흥미를 끌었다. 1회 말 한화의 공격 선봉장(1번 타자)를 맡은 선수도 신인 문현빈이었다. 신인 선수 사이 대결이었다. 윤영철은 1회와 4회 문현빈에게 안타를 맞았지만, 6회는 내야 뜬공을 잡아냈다.
윤영철이 퀄리티스타트를 해내며, 25일 한화 선발 투수로 예고된 문동주의 퍼포먼스도 더 주목받을 것 같다. 국내 투수 최고 구속(160.1㎞/h)을 경신한 문동주는 현재 가장 뜨거운 선수다. 2년 차지만, 신인왕 자격 요건을 갖추고 있어, 윤영철과의 간접 경쟁이 흥미를 자아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