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는 지난 24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전에서 1-3으로 졌다. 상대 좌완 선발 최성영은 5이닝 5피안타 5볼넷 1실점으로 1018일 만의 선발승을 올렸다. 좌완 구창모를 휴식 차원에서 빼고, 같은 좌완 최성영을 대체 선발로 투입한 것이 적중했다.
롯데는 올 시즌 선두 싸움을 펼치며 기대 이상으로 승승장구하고 있다. 단, 좌완 투수를 만나기만 하면 고개를 떨구기 일쑤다.
특히 상대 팀이 좌완 선발 카다를 꺼내면 더 고전한다. 24일 기준으로 좌완 선발과 맞대결 시 팀 성적은 1승 8패다. 그나마 거둔 1승도 지난달 21일 NC 선발 구창모에게 6이닝 무실점으로 막혔지만, 팀 타선이 불펜 공략에 성공하며 연장 접전 끝에 3-2로 이겼다. 나머지 좌완 선발과 맞붙은 8경기는 모두 졌다.
지난 20일과 21일 SSG 김광현(6이닝 1피안타 1실점) 커크 맥카티(5와 3분의 2이닝 5피안타 2실점)에게 꽁꽁 막혀 '유통 대전'에서 1승 2패로 졌다.
반면 상대 우완 투수 선발 시 팀 성적은 17승 5패로 좋다. 사이드암과 언더핸드 스로 선발 투수 등판 시 역시 5승 2패로 7할 이상의 승률을 기록했다. 롯데는 4월 20일 KIA 타이거즈전부터 5월 2일 KIA전까지 5358일 만의 9연승을 달렸는데, 이 기간 우완 선발 투수 8명을 상대했다.
좌완 투수 선발 등판 시 팀 승률이 낮은 건 그만큼 공략에 애를 먹고 있어서다. 롯데의 올 시즌 좌투수 상대 타율은 0.219로 10개 구단 중 꼴찌다. 특히 좌완 선발 투수를 상대로는 0.186(182타수 34안타, 좌완 불펜 타율 0.267)로 더 약하다. 반면 우투수 상대 타율은 0.272(2위)로 높다. 언더핸드 스로 타율은 0.235(8위)로 낮은 편이다.
일반적으로 좌타자는 좌투수에 다소 약한 모습이다. 신인 좌타자 김민석이 좌투수를 상대로 타율 0.294로 가장 높다. 나머지는 모두 약점을 드러낸다. 안권수가 좌투수 상대 타율 0.226를 기록, 두 번째로 높다. 잭 렉스와 노진혁은 각각 좌완 투수 상대 시 0.179, 0.167에 그친다. 고승민은 좌완 투수에 18타수 1안타(0.056)로 굉장히 약하다.
우타자가 좌투수에 강한 것도 아니다. 유강남만 0.476으로 높고, 전준우(0.250) 한동희(0.222)는 시즌 타율과 거의 비슷하다. 안치홍은 좌투수 상대 타율이 0.077로 엄청 낮다.
롯데는 좌타자 비중이 높다. 올 시즌 30타석 이상 소화한 12명 중 7명이 좌타자다. 래리 서튼 롯데 감독은 상대가 좌완 선발을 꺼내면 우타자를 대거 배치한다. 24일 NC전에 우타자만 6명(스위치 히터 국해성 포함 시 7명) 내보내면서 안권수, 고승민, 노진혁 등 좌타자를 선발 제외했다. 그러나 효과는 적었다.
LG 역시 좌타자 비중이 높지만 좌완 투수(0.295)와 우완 투수(0.288) 상대 타율에 큰 차이가 없다.
롯데가 더 높은 곳을 바라보려면 투수 유형별 큰 차이를 보여선 안 된다. 상대 팀이 표적 선발을 내세우는 등 약점을 이용할 수 있다. 롯데가 좌투수 울렁증을 빨리 극복해야 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