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성빈은 지난 23일 경남 김해 상동구장에서 열린 퓨처스리그 상무와의 경기에 2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장해 4타수 2안타 2타점을 기록했다.
지난달 28일 사직 키움 히어로즈전 이후 25일 만에 치른 실전 경기였다. 그는 본지와의 전화 통화에서 "오랜만에 타석에 섰는데 확실히 재밌더라. 그동안 타석이 너무 그리웠다"고 말했다. 황성빈은 24일 경기는 2번 좌익수로 출장해 수비까지 소화했다. 1군 복귀 초읽기에 돌입했다.
황성빈은 투지 넘치는 플레이가 장점이다. 몸을 아끼지 않은 탓에 올 시즌 두 차례나 부상으로 중도 이탈했다. 4월 11일 사직 LG전 홈 쇄도 과정에서 상대 포수와 충돌해 왼 검지 미세골절상을 당했다. 황성빈은 예상보다 빨리 회복, 열흘 만에 돌아왔다.
이어 28일 키움전 2루 도루 시도 과정에서 왼발 전거비인대 2도 파열 진단을 받았다. 이번에도 회복이 예상보다 빨랐다. 구단의 지원 속에 일본 이지마 치료원을 다녀오기도 했다. 그는 "팬들께서 너무 걱정을 많이 해주셔서 회복 속도가 더 빨라진 것 같다"고 말했다.
악바리 정신도 한몫했다. 그는 "스스로 어느 시점까지 돌아가지 못하면 안 된다고 설정했다"고 귀띔했다.
황성빈은 올 시즌 1군에서 뛴 시간보다 부상으로 빠진 기간이 훨씬 많자 부상 악령을 떨치고자 그동안 사용해온 장비는 물론 헤어스타일까지 바꾸고 새로운 기분으로 복귀를 준비하고 있다. 그는 "지금은 몸 상태가 70~80% 정도"라고 말했다.
2020년 롯데 2차 5라운드 44순위 지명을 받고 입단한 황성빈은 곧바로 현역 입대했다. 지난해 1군에 데뷔해 102경기에서 타율 0.294를 기록했다. 올 시즌은 11경기에서 타율 0.353(34타수 12안타)로 훨씬 좋다. 그는 "타격감이 좋을 때 빠져서 아쉽지 않다면 거짓말이다. 하지만 이미 벌어진 일"이라며 "회복에만 중점을 뒀다"고 말했다.
롯데는 4월 중순부터 줄곧 상승세를 타며 부산에 야구 바람을 다시 불러오고 있다. 그는 "팀의 일원이나 부상으로 빠졌을 때는 팬처럼 응원했다. 팀이 많이 이겨 기분이 좋다"며 "그만큼 팀이 더 강해졌다는 의미"라고 했다.
황성빈이 돌아오면 팀 타선은 한층 힘을 얻게 된다. 래리 서튼 롯데 감독은 지난해 황성빈을 두고 "팀에 없는 유형의 선수"라고 평가했다.
롯데는 올해 좌완 투수 상대 타율이 0.219로 낮아, 좌투수 선발 시 1승 8패로 부진하다. 황성빈은 지난해 좌완 투수 상대 타율 0.309(87타수 27안타)를, 올 시즌에도 0.500(6타수 3안타)로 강하다.
황성빈은 "이제는 부상 없이 가을까지 그라운드를 뛰어다녀야죠"라며 "복귀해서도 자신 있습니다"라고 힘주어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