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유나이티드 수문장 김유성(22)은 ‘프로 4년 차’가 돼서야 데뷔전을 치렀다. 긴 기다림에 지칠 만도 했지만, 그는 늘 피치에 서는 날을 고대하며 묵묵히 준비했다. 그리고 프로 입단 4년 만에 데뷔 기회를 잡았다.
김유성은 지난 24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경남FC와 2023 하나원큐 FA컵 4라운드(16강)에서 후반 36분 교체 출전, 인천의 3-0 대승에 힘을 보탰다. 인천 유스 대건고 출신인 김유성은 2020년 인천에 입단 후 첫 경기를 치렀다.
경기 후 믹스트존에서 만난 김유성은 “동료들이 전반부터 세 골을 넣어줘서 감독님이 기회를 주신 것 같다. 감사하다. 준비는 항상 되어 있기에 들어가서는 자신 있게 플레이했다”고 말했다.
김유성은 선발 출전한 김동헌 대신 그라운드를 밟자마자 번뜩였다. 경남 공격수 조상준이 때린 슈팅이 꽤 날카롭게 골문 상단으로 향했는데, 김유성은 손끝으로 쳐내며 데뷔전을 빛냈다. 경기 종료까지 10여 분간 안정적으로 인천 골문을 사수했다.
그는 “슈팅이 올 거라는 생각은 했다. 후반에 들어갔고, 형들도 지쳐있는 상태였다”며 “골키퍼이기에 골을 먹히지 말자는 마음으로 들어갔다. 공이 오는 건 놀랍지 않았다. 준비가 돼 있어서 반응할 수 있었다. 항상 준비돼 있고 언제 들어가도 자신 있다”고 강조했다.
데뷔까지 4년을 기다릴 수밖에 없었던 이유가 있다. 인천에는 이태희, 김동헌, 민성준 등 쟁쟁한 선배 골키퍼들이 버티고 있다. 공교롭게도 김유성을 포함한 골키퍼 넷이 모두 인천 유스 시스템에서 성장했다.
김유성은 “나도 축구선수이기에 뛰고 싶은 마음이 컸는데, 주위에서 ‘아직 어리고 골키퍼는 때가 있다’고 하더라. 김이섭 코치님도, 감독님도 때가 있다고 하셨다. 버티는 게 참 쉽지 않았는데, 잘 버틴 것 같다”고 돌아봤다.
인천 유니폼을 입고 처음으로 피치를 누볐지만, 다음 출전은 기약이 없다. 또 한 번 기회가 올 때까지 기다려야 할 가능성이 크다. 김유성은 “또 기다려야 해도 자신 있다. 어느 순간 기회가 올 거고, (이번이) 데뷔전이지만, 축구 인생 중 한 경기일 뿐이다. 잘 준비해서 다음에 기회가 오면 변함없는 모습 보여주겠다”고 힘줘 말했다.
프로 4년 차 선수인 만큼, 인천 팬들에게는 이미 독특한 헤어 스타일로 잘 알려져 있다. 김유성은 양옆을 깔끔하게 밀고, 윗머리만 남겨두는 개성 넘치는 머리를 고수하고 있다. 그는 “외국 선수들을 보면서 스타일을 잡아두면 어떨까 싶었다. 고등학교 때부터 이렇게 했다. 그렇게 하다 보니 팬들도 한 번에 알아보시고 기억을 해주신다”고 전했다.
중학교 2학년 때 필드 플레이어에서 골키퍼로 전향한 김유성은 “골키퍼를 늦게 시작해서 빌드업에 자신 있다. 막는 건 (여느 골키퍼와) 비슷하다”고 자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