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현종(35·KIA 타이거즈)은 타이거즈 구단 프랜차이즈 투수 최다 승(161승) 최다 탈삼진(1858개) 최다 이닝(2205와 3분의 2이닝)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세 부문 모두 역대 최다 기록 3걸 안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24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을 앞두고 만난 양현종에게 가장 애착이 큰 기록을 물었다. 양현종은 주저 없이 “(프로 무대) 저연차 시절부터 나에게 가장 중요한 건 많은 이닝을 소화하는 것이었다”라고 했다. 이어 그는 “이강철 (KT 위즈) 감독님이 KIA 투수 코치로 계실 때 ‘선발 투수는 이닝을 많이 책임져야 한다’라는 가르침을 주셨고, 선배 투수들도 같은 얘기를 했다. 더 많은 이닝을 소화하고 싶은 욕심이 있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양현종은 올 시즌 등판한 7경기 중 4경기에서 7이닝 이상 소화했다. 지난 21일 광주 키움 히어로즈전에서는 7회 초 흔들리며 1점을 내주고, 투구 수도 100개가 넘은 상황에서 자신이 이닝을 마무리했다. 김종국 KIA 감독은 “양현종이 승운이 없을 때도 이닝 욕심은 버리지 않는다”라고 했다.
양현종은 25일 기준으로 정민철(MBC 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과 함께 ‘통산 최다 승리’ 부문 공동 2위(161승)에 올라 있다. 1승만 더하면 단독 2위가 된다. 이 기록 1위는 210승을 남긴 송진우(전 한화 코치)다.
정작 양현종은 승수에 연연하지 않는다. 그는 “승수 추가는 여러 조합이 맞아야 한다. 내 컨디션도 좋고, 타자들 타격감도 좋고, 수비도 끈끈해야 한다. 운이 따라야 한다. 혼자 힘으로 어떻게 할 수 없는 기록”이라고 했다. 매 경기 많은 이닝을 소화하려다 보니 160승이 넘는 통산 기록을 남기게 된 것이라고 생각한다.
양현종도 다승 최다 기록 경신에 도전하고 싶은 마음은 있다. 하지만 이닝처럼 ‘욕심’까지 내지는 않고 있다. 양현종은 “산술적으로 향후 몇 년 동안 꾸준히 10승 이상 올려야 송진우 선배님 기록(210승)에 다가설 수 있다. 고지가 당장 눈앞에 있는 게 아니다 보니, ‘반드시 해내겠다’는 조바심이 드는 것 아니”라고 했다.
양현종에겐 통과 지점인 162번째 승리. 정작 이를 KIA 타자들이 의식하는 것 같다. 양현종이 등판한 최근 2경기에서 타선이 얼어붙었다. 그가 마운드를 지킨 12와 3분의 1이닝 동안 1점도 지원하지 못했다. 김종국 감독은 “야수들도 언론 기사를 통해 (양)현종이가 다승 단독 2위에 오를 수 있다는 것을 잘 알 것이다. ‘이겨야 한다’는 생각이 들면 타석에서 더 경직될 수 있을 것 같다”라고 했다.
양현종은 미안하다. 자신의 기록이 동료들의 경기력에 영향을 미치는 것 같은 마음이 든다고. 양현종은 “나는 몇 경기 승수를 추가하지 못해도 괜찮은데, 동료들이 의식하는 것 같다. 부담을 갖지 말았으면 좋겠다”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그게 어쩔 수 없는 문제라면, 결국 내가 빨리 1승을 추가하는 게 가장 좋은 길이 아닐까. 빨리하면 좋겠다”라며 웃어 보였다.
양현종은 26일부터 홈(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리는 LG 트윈스와의 27일 열리는 주말 3연전 2차전에 나설 예정이다. 25일 기준으로 팀 타율 1위(0.291)를 지키고 있는 팀이다. 양현종은 지난달 28일 LG전에서 5이닝 3실점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