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서를 구하고 기회를 얻었던 김유성(21·두산 베어스)이 다시 1군으로 복귀했다. 두산은 지난 27일 김유성을 1군 엔트리에 등록했다. 지난 5일 말소 이후 22일 만의 1군 복귀다.
김유성은 올 시즌 두산의 가장 뜨거운 감자였다. 그는 김해고 재학 시절인 지난 2021 신인 1차 드래프트에서 연고 팀 NC 다이노스에 지명된 이력이 있다. 그러나 당시 내동중 시절 학교폭력 사실이 전해지면서 입단이 철회됐다. 이후 고려대에 진학했고, 2학년 때 2023 신인 드래프트에 참가해 2라운드 9순위로 두산의 선택을 받았다.
피해자의 용서를 받지 않은 상태에서 프로에 입단해 논란이 컸다. 그래도 지난 4월 21일 용서를 받는 데 성공했고, 일주일이 지난 후 1군 데뷔전까지 치렀다. 기다렸다는 듯 1군에 올렸다는 비판도 따랐다.
비판을 감수할 정도의 성적을 내지 못했다. 2경기 2이닝 평균자책점이 22.50에 달했다. 지난 4월 28일 인천 SSG 랜더스전에서는 1이닝 무실점으로 데뷔전을 마쳤다. 그러나 두 번째 경기였던 4일 잠실 한화 이글스전에서 1이닝 3피안타(2피홈런) 5볼넷으로 크게 무너졌다. 이 기간 스트라이크 투구 비율이 38.8%에 불과했고, 9이닝당 볼넷이 31.5개에 달했다.
이번에도 제구가 핵심이다. 이승엽 두산 감독은 지난 28일 취재진과 만나 "지금 1군 선발 투수 자리는 꽉 차 있다. 김유성은 불펜에서 뛴다"며 "구위는 워낙 좋은 선수라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 다만 스트라이크와 볼의 비율이 그리 좋지 않았다. 프로에서 꾸준히 뛰려면 스트라이크를 원하는 곳에 항상 던질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실제로 김유성은 2군에서도 제구가 크게 좋지 못했다. 5경기 평균자책점이 3.52로 준수했지만, 스트라이크 비율은 61.3%에 불과했다. 탈삼진 25개, 피안타율 0.209를 기록한 구위 덕분에 실점은 적었지만, 9이닝당 볼넷이 5.09개로 많았다. 프로에서만 겪는 문제는 아니다. 김해고 3년 동안 평균자책점 1.58을 기록한 반면, 9이닝당 사사구가 5.57개에 달했다. 고려대 시절에도 9이닝당 사사구가 5.51개에 달했다.
이승엽 감독은 "안타를 맞는 건 전혀 상관하지 않는다. 어린 선수이기 때문에 많이 맞아봐야 성장할 수 있다. 오히려 승부를 피하거나 볼을 많이 내주면, 보는 사람도 그렇고 함께 뛰고 있는 야수들에게도 안정감을 줄 수 없다"며 "내가 바라는 건 딱 하나다. 스트라이크를 던져야 한다"고 전했다.
김유성은 1군에서 평균 시속 146.1㎞ 강속구를 구사한 유망주다. 당장 제구가 잡히지 않아도 시간을 두고 육성할 가치는 충분하다. 다만 스트라이크를 던져야 비로소 '투수'라고 부를 수 있다. 1군에서 통하지 않는다면 다음 기회는 더 늦게 찾아올 수 있다. 신인을 섣불리 기용하지 않는 두산이라 더욱 그렇다. 그가 다시 시험대에 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