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감정과 하이틴 스타일이 만났더니 전 세계가 열광했다. 넷플릭스 영화 ‘내가 사랑했던 모든 남자들에게’의 스핀오프 시리즈인 ‘엑스오 키티’가 공개 되자마자 글로벌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엑스오 키티’는 ‘사랑 맺어주기’가 특기인 키티(애나 캐스카트)가 자신이 살던 미국 포틀랜드를 떠나 엄마의 고향이자 남자 친구가 살고 있는 한국에 오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 작품. 가상의 기숙사형 고등학교를 배경으로 키티와 친구들의 사랑, 우정, 정체성에 대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영어 대사 절반 이상! 토종 한국 배우가 있다?
한국을 배경으로 하지만 주인공이 한국 혼혈 미국인이기에 ‘엑스오 키티’의 대사는 대부분 영어로 구성돼 있다. 때문에 키티를 비롯해 대부분의 배우들이 빼어난 영어 실력을 구사한다.
‘엑스오 키티’의 주조연 배우들은 대부분 영어가 모국어이거나 영어권 국가에서 거주한 경험이 있다. 키티를 연기한 애나 케스카트는 캐나다 출생으로 어릴 때부터 할리우드에서 아역 배우로 활동해왔다.
각각 유리와 민호 역을 맡은 지아킴과 이상헌은 홍콩에서 지내며 국제학교를 다녔다. 유리의 모친이자 키티가 다니는 학교의 교장으로 나오는 배우 김윤진 역시 10살 때 미국으로 건너간 교포 1.5세다. 큐 역의 앤서니 케이빈은 미국에서 나고 자란 ‘캘리포니아 보이’다.
이런 반면 키티의 남자 친구 대 역의 최민영은 100% 토종 한국인. 데뷔작이 무려 2014년 방영된 ‘마법 천자문’이다. 이후 ‘내일은 실험왕’(2015), ‘초코뱅크’(2016), ‘힘쎈여자 도봉순’(2017) 등 많은 작품을 거쳤고 공연계에서도 활동했다. 토종 한국인이지만 최민영은 영어 대사를 능숙하게 소화하며 다른 출연진과 이질감 없는 연기 호흡을 보여줬다.
◇유리랑 민호가 친남매라고?
극 속에서는 단순한 동급생이었던 유리와 민호. 이 두 사람을 연기한 지아킴과 이상헌이 실제로는 친남매라는 사실 알고 계셨는지.
학교를 졸업하고 배우 활동을 시작하기 위해 알아보던 지아킴이 ‘엑스오 키티’ 캐스팅 정보를 보고 먼저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오디션을 봤고, 이 정보를 동생 이상헌에게 알렸다. 이상헌 역시 일자리를 찾던 시점. 서울에서 오디션을 보고 당당히 ‘엑스오 키티’ 민호 역으로 합격했다.
서로 성도 다르고 오디션을 본 지역도 달랐기에 키티를 비롯 드라마 관계자들조차 두 사람이 남매란 사실을 몰랐다고 한다. 알고 보니 지아킴은 배우 활동에 도움이 될까 싶어 작명소에서 의뢰해서 받은 이름. 참고로 지아킴은 살면서 5개 정도의 영어 이름을 가졌던 적이 있다. 그래서 지아킴으로 이름을 변경할 때 주위 사람들이 “이게 네 마지막 이름이냐”고 물었다는 전언.
◇아시아인=유당불내증? MZ는 다르다
주인공이 한국 혼혈이다 보니 한국 및 아시아와 관련한 이야기가 ‘엑스오 키티’에는 다수 나온다. 일례로 드라마에선 유당불내증이 언급된다. 다만 유당불내증은 요즘 MZ세대와 다소 먼 이야기가 되고 있다.
우유만 마시면 배가 꼬르륵대는 유당불내증은 아시아인들이 상대적으로 더 많이 보유하고 있었다. 국내에서도 약 75%의 사람들이 유당불내증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서구화된 식탁과 친숙한 어린 세대들은 유병률이 상대적으로 낮다. 2011년 연세대학교 윤성식 교수팀이 발표한 ‘유제품 섭취에 따른 한국인(학령기)의 유당소화율 측정 및 유당불내증의 발생빈도 연구’에 따르면 초등학생 636명 가운데 154명(24.2%)만이 유당불내증을 앓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유제품으로 복부 팽만감을 호소하는 한국인을 드라마에서 보는 건 ‘엑스오 키티’가 마지막일 수도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