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균안이 지금껏 보여준 활약은 대단하다. 3일 기준으로 총 11경기에 등판해 5승 1패 평균자책점 2.55를 기록하고 있다. 2020년 투수로 전향해 지난해까지 1군 마운드 62경기에서 보여준 퍼포먼스(4승 10패 3홀드 평균자책점 4.66)를 크게 뛰어넘는다.
나균안은 다승과 탈삼진(60개) 투구 이닝(67이닝)까지 모두 공동 5위에 이름을 올려놓고 있다. 국내 투수로 한정하면 다승 부문은 임찬규(LG 트윈스)와 함께 가장 많고, 탈삼진과 투구 이닝은 안우진(키움 히어로즈)에 이어 두 번째다. 평균자책점은 전체 5위. 피안타율(0.224)과 이닝당 출루허용률(1.06) 지표 역시 좋다.
지난 3일 KIA 타이거즈전(4이닝 5실점)과 11일 두산 베어스전(5이닝 4실점)에서 부진했으나, 이후 네 차례 등판에서 모두 퀄리티 스타트(6이닝 3자책 이하)의 투구로 페이스를 되찾았다.
롯데의 상승세에는 나균안의 지분이 크다. 시즌 초반 외국인, 국내 선발진 할 것 없이 부진할 때 나균안이 고군분투했다. 덕분에 4월 초반 어려움을 넘긴 롯데는 현재까지 선두 경쟁을 하고 있다. 스포츠투아이 기준 나균안은 WAR(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 2.39로 전체 4위에 올라가 있다.
나균안이 최정상급 투수임을 보여주는 세부 성적이 바로 피홈런이다. 나균안은 총 67이닝 동안 피홈런이 단 하나에 불과하다. 50이닝 이상 던진 총 22명의 투수 중 백정현, 데이비드 뷰캐넌(삼성 라이온즈)과 함께 가장 적다. 최다 피홈런은 KT 위즈 웨스 벤자민(10개)이다.
나균안의 피장타율도 0.286으로 굉장히 낮다. 안우진(0.267)과 커크 맥카티(SSG 랜더스, 0.267)에 이어 세 번째다.
이런 위력을 덕분에 그가 한순간에 무너지는 경우는 거의 없다. 나균안은 올 시즌 유일한 패전을 기록한 지난 3일 KIA전 3회 말 4실점 했다. 올해 허용한 유일한 빅이닝이었다. 피홈런도 이날 4회 말 이우성에게 던진 시속 113㎞ 커브를 통타당해 왼쪽 담장을 살짝 넘겨 외야 불펜에 떨어지는 것이었다. 3일 KIA전에서 2회 3점을 내줬으나 이후 6회까지 추가 실점 없이 막아 6-5 끝내기 역전승의 발판을 마련했다. 나균안은 그 외 한 이닝 2실점이 딱 한 차례 있었고, 나머지는 1점씩만 내줬다. 장타 허용이 적은 데다, 수준급의 제구력까지 갖춰 안정적이면서 위력적인 투구를 이어가는 것이다.
김인식 전 국가대표 감독은 "나균안의 투구가 스트라이크존 낮게 형성되는 공이 많다. 상대 타자 입장에선 잘 쳐도 장타를 뽑기 쉽지 않다"면서 "나균안의 결정구인 포크볼의 위력이 좋다. 또 공을 최대한 앞으로 끌고 와서 던지는 것도 위력적인 이유"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