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적적인 부활투로 통산 130승을 거뒀던 장원준(38·두산 베어스)이 다시 선발 투수로 마운드에 돌아온다.
두산은 오는 6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리는 2023 KBO리그 정규시즌 한화 이글스와 홈 경기에 선발 투수로 장원준을 예고했다.
선발진이 무너진 상황에서 두산이 선택한 카드다. 두산은 시즌 내내 선발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외국인 투수 딜런 파일은 부상(골 타박)으로 4월을 통째로 날렸다. 4월 호투했던 곽빈은 5월 허리 염좌로 이탈했고, 5월 31일 복귀전을 치렀으나 곧바로 휴식을 위해 재말소됐다. 이어 최원준이 구위가 떨어져 2군으로 내려갔다.
곽빈은 11일 복귀할 예정이지만, 남은 선발 카드들까지 흔들리는 중이다. 두산은 지난 주말 수원 KT 위즈 3연전에서 1승 2패를 기록했다. 그런데 2패를 모두 선발 투수가 흔들려 기록했다. 신인왕 후보로 꼽히던 김동주가 3이닝 5실점으로 무너졌고, 이튿날 대체 선발로 호투해오던 최승용도 3이닝 3실점에 그쳤다.
믿을 수 있는 선발 카드가 많다면, 대체 선발에 대한 기대치가 크지 않다. 그런데 믿을 수 있는 카드가 줄어들었다. 장원준에게 한 사람 몫의 호투를 기대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선발 장원준 카드는 앞서 한 차례 통했다. 그는 지난달 23일 잠실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선발 등판해 5이닝 7피안타 4실점을 기록하고 선발승을 거뒀다. 2018년 이후 5년 만에 거둔 승리이자 개인 통산 130번째 승리였다.
4실점에서 알 수 있는 것처럼 경기 내용이 완벽하진 않았지만, 이전의 장원준과 확실히 달랐다. 팔 각도를 내려 자연스럽게 투구하려 했고, 직구 대신 투심 패스트볼 구사율을 높였다. 그 결과 최고 구속이 140㎞/h를 넘겼고 제구도 날카로워졌다.
곽빈의 복귀가 멀지 않았고, 김동주와 최승용도 거짓말처럼 다시 호투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곽빈과 최원준, 딜런 등을 여유롭게 기용하려면 선발 자리가 하나라도 더 안정감을 되찾아야 한다. 단기간이라도 장원준의 호투가 필요한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