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라델피아 필리스 애런 놀라(30)가 노히트 노런에 도전했으나 실패했다. 내야 실책 하나에 흔들린 게 눈덩이가 돼 3실점으로 변한 탓이다.
놀라는 6일(한국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 주 필라델피아 시티즌스 뱅크 파크에서 열린 2023 메이저리그(MLB) 정규시즌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와 홈 경기에 선발 등판해 7이닝 1피안타(1피홈런) 3볼넷 3실점(비자책) 12탈삼진을 기록하고 시즌 5승(4패)을 기록했다. 4월 부진(월간 평균자책점 4.93)으로 올라갔던 평균자책점도 4.70에서 4.30으로 낮췄다.
놀라는 필라델피아 선발진의 한 축을 담당하는 에이스다. 지난해 11승 13패 평균자책점 3.25를 기록하며 팀이 포스트시즌 진출과 월드시리즈 준우승을 이루는 데 힘을 보탰다. 올 시즌 역시 4월까지 평균자책점 3.58로 호투했지만, 5월 흔들렸다. 지난겨울 대대적인 투자로 월드시리즈 우승을 노렸던 필라델피아는 놀라를 비롯한 선발진 부진과 타선의 기복에 시달려 이날 전까지 27승 32패에 그쳤다. 내셔널리그 동부지구 4위로 와일드카드 진출을 확신할 수 없었다.
그러나 6일 경기에서는 달랐다. 이날 놀라는 6회까지 완벽한 투구를 펼쳤다. 단 하나의 안타도 내주지 않고 2볼넷 출루만 허용하며 디트로이트 타선을 제압했다. 직구 구속도 최고 154㎞/h, 평균 150㎞/h로 시즌 평균(148㎞/h)보다 빨랐다. 헛스윙 유도도 21차례나 기록했다.
1회와 2회를 모두 삼진 3개로 솎아낸 놀라는 3회 들어서야 첫 인플레이 타구와 출루를 내줬다. 3회 선두 타자 미겔 카브레라가 유격수 땅볼로 물러나 삼진 행렬에 간신히 마침표를 찍었다. 이어 2사 후 제이크 마리스닉이 기록한 볼넷이 이날 놀라가 처음으로 내준 출루였다.
호투 행진은 계속됐다. 4회도 삼자범퇴로 마친 놀라는 5회 1사 후 닉 메이튼에게 경기 두 번째 볼넷을 허용했다. 그러나 후속 타자 에릭 하세에게 유격수 땅볼을 유도, 병살타를 솎아내며 위기 없이 이닝을 마무리했다. 6회 역시 탈삼진 3개를 추가, 디트로이트 타선을 압도했다.
타선도 도왔다. 필라델피아는 1회 트레이 터너의 적시타, 2회 닉 카스테야노스의 적시 2루타로 기선을 제압했다. 이어 터너가 3회 홈런을, 5회 브라이스 하퍼가 적시타를 추가했다. 터너가 5회 연타석 홈런을 추가하면서 5-0까지 리드를 벌렸다.
완벽했던 투구는 7회 무너졌다. 놀라는 7회 이날 처음으로 선두 타자를 출루시켰다. 디트로이트 선두 타자 잭 맥킨스트리를 상대로 스트레이트 볼넷을 내줬다. 이어 수비가 돕지 않았다. 놀라는 하비에르 바에즈를 상대로 3루수 땅볼을 유도했지만, 3루수 에드문도 소사가 포구 에러를 범하면서 주자를 살려보냈다.
노히트는 계속 됐지만, 연이은 압박에 결국 놀라가 무너졌다. 놀라는 후속 타자 아킬 바두를 헛스윙 삼진으로, 이어 스펜서 토켈슨을 3루수 땅볼로 잡아냈다. 그러나 2사 후 메이튼에게 던진 너클커브가 높은 실투로 들어갔고, 이를 놓치지 않은 타자가 공략해 우월 스리런 홈런으로 연결했다. 놀라의 노히트 노런 도전이 무너진 순간이다.
5-3까지 점수가 좁혀졌지만, 필라델피아 타선이 놀라의 승리까진 지켜냈다. 필라델피아는 7회 J.T. 리얼무토와 소사의 적시타로 석 점을 다시 달아나 이날 경기 승기를 확실히 굳혔다.
비록 대기록은 무산됐지만, 필라델피아는 놀라의 부활에 위안을 삼게 됐다. 놀라의 호투가 이어진다면 가을야구를 향한 도전도 다시 탄력을 받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