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불펜 피칭하는 딜런 파일을 지켜보던 이승엽 두산 감독의 모습. 잠실=김민규 기자 mgkim1@edaily.co.kr
"골 타박 증상 때문에 등판이 어려웠다면 기다려줄 수 있었다. 그러나 팔꿈치였고 두 번째여서 더 이상 기다리기 어려웠다."
이승엽(47) 두산 베어스 감독이 결국 딜런 파일(26)의 복귀를 포기했다.
두산은 8일 딜런의 웨이버 공시를 KBO(한국야구위원회)에 요청했다고 발표했다. 두산이 2선발로 기용하기 위해 야심차게 데려온 외국인 투수였지만, 2경기 1패 평균자책점 9.00의 초라한 성적만 남기고 한국 무대를 떠나게 됐다.
2경기 결과도 안 좋았지만, 2경기만 던지게 된 몸 상태가 문제였다. 딜런은 호주 스프링캠프 막바지 타구를 머리에 맞아 골 타박을 입고 한 달 이상 이탈했다. 시범경기와 4월 정규시즌을 모두 결장한 후 5월 초 복귀했으나 부진했고, 2경기만 던진 후 팔꿈치 통증이 찾아왔다. 두산은 그를 1군에서 말소해 휴식을 부여했으나 캐치볼을 거쳐 불펜 피칭 때 통증이 재발해 다시 복귀 절차가 정지됐다. 결국 두산도 더 이상 그를 기다리지 못하고 이별을 선택했다.
이승엽 감독은 8일 잠실 한화 이글스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나 "외국인 투수라는 걸 고려하면 많은 시간을 줬다. 젊은 국내 선수라면 더 기다려야겠지만, 외국인 투수는 로스터에 2명밖에 되지 않는 자리다. 최대한 줄 수 있는 시간을 모두 줬다. 새 외국인 선수를 더 빨리 찾았다면 분명 팀에 플러스가 됐을 것"이라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 감독은 "골 타박 증상 때문에 등판이 어려웠다면 기다려줄 수 있었다. 그러나 팔꿈치였고 두 번째여서 더 이상 기다리기 어려웠다"고 덧붙였다.
두산은 새 외국인 투수 영입을 조속히 추진할 예정이다. 두산 관계자는 "5월 중순부터 후보군을 찾아왔다. 최종 후보군까지는 좁혀놓은 상태다. 빠른 시일 내에 진행하고자 한다"고 전했다.
이승엽 감독도 "(영입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을 것이라 기대한다. 이번 주 안에는 결정을 지어야 하지 않을까"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