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위즈는 8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의 방문 경기에서 연장 승리 끝에 7-6으로 승리했다. 이날 승리로 KT는 5연승과 함께 롯데와의 3연전 싹쓸이에 성공했다. 올 시즌 첫 스윕승이었다.
선발 배제성의 5⅔이닝 무실점 호투와 김상수, 황재균, 배정대의 6타점 합작, 그리고 12회 초 팀에 승리를 안긴 내야수 이상호의 스퀴즈 번트 결승타가 빛난 경기였다.
하지만 더 인상적이었던 것은 ‘마무리’ 박영현의 위력투였다. 6, 7일 경기에 이어 이날 3연투에 나선 박영현은 최고 148km/h의 공을 윽박지르며 12회 말 마지막을 삼자범퇴 무실점으로 깔끔하게 막았다. 던진 공은 단 14개. 직구 승부만 12번을 해 이닝을 빠르게, 그리고 믿음직스럽게 마무리했다.
사실 이날 박영현의 등판은 예정돼있지 않았다. 이강철 감독도 경기 전 박영현의 3연투를 계획하지 않고 있었다. 하지만 이전 이닝에서 김민수, 주권, 손동현, 김재윤 등 필승조와 마무리 투수가 모두 나간 상황에서 KT가 승리를 확실하게 챙길 수 있는 방안은 박영현 카드밖에 없었다.
몸을 풀 시간도 적었다. 12회 초가 끝나자 박영현은 불펜으로 이동해 캐치볼로 몸을 풀었다. 하지만 이닝 교대까진 시간이 많지 않았다. 박영현은 제대로 된 불펜 투구도 몇 번 하지 못하고 12회 말 마운드에 올라야 했다.
경기 후 박영현도 “오늘 등판은 예정돼있지 않았다”라고 이야기했다. 그는 “팀이 역전하면서 감독님께서 ‘승부를 걸어보자’라고 하셨고 몸을 풀었다. 급하게 올라갔다고 볼 수 있지만, 오히려 아드레날린이 폭발하는 느낌이었다”라며 당시를 회상했다. 그는 “불펜에선 몸 컨디션에 집중하고 마운드에선 팀 승리에만 신경 썼다”라고 이야기했다.
3연투에 대한 부담은 없었을까. 이에 박영현은 “스윕승이 달려있어 어떻게든 승리를 지키고자 최선을 다했다”라면서 “3연투를 하게 됐지만 부담감은 없었다. 체력 안배를 위해 감독님께서도 휴식일을 부여해주신다. 팀에 도움이 되는 상황이라면 언제든 등판하고 싶다”라고 이야기했다.
한편, 박영현은 이날 무실점 호투로 데뷔 첫 세이브를 수확했다. 데뷔 때부터 포스트 오승환을 꿈꾸던 그에게 값진 대기록이 찾아왔다. 그는 “정신없이 마운드에 오르다보니 데뷔 첫 세이브 공을 챙길 겨를도 없었다”라면서 “경기 직후엔 실감이 나지 않았지만, 이제 흥분을 가라앉히고 나니 기분이 좋다”라며 첫 세이브를 올린 소감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