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원준은 지난 9일 발표된 항저우 아시안게임(AG)에서 야구 대표팀 최종 명단에 와일드카드 3명 중 한 명으로 이름을 올렸다. 대표팀이 AG에서 금메달을 획득하면 선수들은 병역 면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이미 상무 야구단에서 병역을 마친 최원준이 발탁된 것은 의외라는 평가다.
조계현 KBO(한국야구위원회) 전력강화위원장은 이에 대해 “병역 혜택보다 팀 전력이 더 중요하다”라며 “최원준은 내·외야 수비가 모두 가능하고 공·수·주 능력에서 높은 평가를 받는 선수”라고 설명했다.
최원준은 2021시즌 KIA 소속으로 풀타임으로 뛰며 타율 0.295·82득점·40도루를 기록했다. 팀 타선 1번 타자를 맡았고, 우익수로 1163과 3분의 1이닝을 소화했다. 상무 야구단 소속으로 퓨처스리그 일정을 소화한 2022시즌도 주로 외야수로 뛰었다. 타율 0.382를 기록하며 남부리그 타격 1위에 올랐다.
항저우 AG 대표팀에서 주 포지션이 외야수인 선수는 최원준과 이정후(키움 히어로즈) 최지훈(SSG 랜더스) 3명뿐이다. 최원준은 AG에서 외야 한자리를 맡을 게 분명하다.
반면 복귀를 앞둔 소속팀에선 최원준이 1루수를 맡을 가능성이 높다. 현재 KIA는 외야진 경쟁이 치열하다. 간판타자 나성범이 왼쪽 종아리 부상으로 재활 치료 중이지만, 그사이 이우성·고종욱·이창진 등 백업 외야수들이 그 공백을 잘 메웠다.
나성범은 6월 말 복귀한다. 최원준도 합류했다. 사령탑 김종국 KIA 감독은 효과적인 전력 분배와 공격력 극대화를 위해 최원준을 1루수로 쓸 생각이다. 김종국 감독은 “최원준은 외야수로 자리 잡기 전에 내야수로 뛰었다. 내·외야를 모두 맡을 수 있다”라고 전했다.
최원준은 주전으로 자리 잡기 전인 2019시즌 3루수로 40경기에 타서 309이닝을 소화했다. 2018시즌엔 유격수 수비 이닝(205)이 가장 많았다. 1루수로도 통산 157과 3분의 1이닝을 막았다.
현재 KIA 주전 1루수는 공석이다. 지난 2시즌(2021~2022) 동안 자리를 지킨 황대인은 올 시즌 타율 0.212를 기록하며 2군으로 내려갔다. 대신 1루수를 맡은 변우혁도 인상적인 경기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최원준은 타격 능력이 검증된 선수다. 주루 능력도 뛰어나다. 그가 1루수로 안착하면, KIA도 이 포지션 공격력을 높일 수 있다.
김종국 감독은 “선수(최원준)가 3루보다는 1루 수비를 더 편안하게 생각한다. 상무 야구단에서 뛴 최근 경기에서도 1루수로 나서 미리 적응을 노렸다”라고 설명했다. KIA 내·외야 경쟁이 더 뜨거워질 전망이다.
최원준은 가치를 높일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 AG 주전 외야수로서 금메달 획득에 기여하고, 소속팀에선 1루수를 맡아 ‘멀티 포지션’ 소화 능력을 증명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