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 4강 신화를 일군 대한민국 U-20 대표팀은 14일 인천국제공항 2터미널을 통해 귀국했다. 지난달 7일 출국 이후 한 달이 넘는 ‘값진 여정’을 마치고 한국땅을 밟았다.
평일 낮시간이지만 귀국장에는 300여 명의 팬들이 몰려 대표팀을 환영했다. 태극기나 선수 유니폼, 현수막, 플래카드 등을 통해 선수들을 반겼다. 대회 도중 부상으로 귀국한 박승호(인천 유나이티드)도 공항을 찾았다. 앞서 선수들은 박승호가 먼저 귀국길에 오른 뒤에도 박승호 유니폼을 들고 사진을 찍는 등 ‘원팀’으로 뭉친 모습을 보여준 바 있는데, 이번엔 박승호가 깜짝 마중을 나왔다.
행사장을 찾은 대학생 오현아(20) 씨는 “아침 일찍 일어나 8시에 출발해 공항에 도착했다. 최석현 선수 외모가 귀여워서 팬이 됐다. 이영준 선수는 다른 선수(박승호)의 부상으로 혼자 힘들었을 텐데 끝까지 열심히 뛰어줘서 멋있었다”며 “골짜기 세대라 쉽지 않았을 텐데 4강 진출을 이뤄냈다. 축구팬으로서 감동이었다”고 웃어 보였다.
관심이 상대적으로 적었던 출국길과는 분위기가 크게 달랐다. 대표팀은 귀국 직후 간단하게 단체로 인사만 한 뒤 맞은편 제2교통센터에 마련된 환영 행사장을 찾았다. 선수들을 환영하러 온 팬들도 일제히 교통센터로 달려가 선수들의 환영행사를 빛냈다.
단상에 오른 김은중 감독은 “대회에 출전하기 전에는 우리 선수들이 관심을 많이 못 받았던 게 사실이다. 그러나 이번 대회를 통해 선수들이 증명했다. 무궁무진한 잠재력이 있다는 걸 확인했다”며 “대한민국 축구의 미래를 위해 많이 성장했으면 좋겠다. 하고 싶은 얘기가 많은데, 선수들에게 고맙다는 말보다 더 좋은 표현은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홍명보·이강인에 이어 한국 선수로는 역대 세 번째로 FIFA 월드컵 개인상(브론즈볼)을 수상한 ‘캡틴’ 이승원(강원FC)은 팬들의 응원에 고마움을 전했다. 이승원은 “사실 걱정과 우려도 많이 됐다. 그래도 우리 팬분들의 열띤 응원 덕분에 월드컵 4강이라는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었다. 결과 외적으로도 많은 걸 얻은 대회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발전하는 모습, 각자 소속팀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김은중호는 이번 대회에서 반전을 거듭하며 U-20 월드컵 4강 대업을 달성했다. 4년 전 정정용호(준우승)에 이어 2회 연속 월드컵 4강 진출이다. 특히 이번 대표팀은 4년 전 이강인 같은 스타플레이어가 없는 이른바 ‘골짜기 세대’로 불렸다. 대회 전만 하더라도 상대적으로 관심이 떨어진 이유였다.
그러나 김은중호는 매 경기를 치를 때마다 한국축구의 미래를 책임질 샛별들이 탄생했다. 대회 내내 석연찮은 심판 판정에 시달렸고, 징계·부상 등 변수에도 투지와 집념으로 맞서 이겨냈다. 김은중호를 향했던 외면은 점점 뜨거운 응원과 관심으로 이어졌다. 김은중호도 월드컵 4강 진출이라는 성과로 화답했다.
김은중 감독은 “대회는 끝났지만, 선수들은 끝이 아닌 시작이다. 선수들이 자신의 능력을 증명했기 때문에 경쟁력이 있을 거라 생각한다. 지금보다 발전해서 향후 올림픽대표팀, A대표팀까지 쭉 올라가면서 대한민국 축구의 미래를 이어갔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김은중 감독은 선수들로부터 헹가래를 받으며 아름답게 여정을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