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표정일 땐 날카롭다가도 웃으면 귀엽다. 이런 걸 반전 매력이라고 하나. 배우 우도환이 넷플릭스 드라마 ‘사냥개들’을 통해 여심을 사로잡고 있다. 지난 9일 공개된 ‘사냥개들’은 사람 목숨보다 돈이 먼저인 사채업의 세계에 휘말린 두 청년이 거대한 악의 세력에 맞서 목숨 걸고 싸우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우도환은 최근 서울 강남구 한 카페에서 진행된 ‘사냥개들’ 인터뷰에서 촬영 관련 에피소드부터, 관리 비법, 김새론 하차에 대한 솔직한 심경 등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줬다.
‘사냥개들’은 우도환의 복귀작이다. 지난 3월 MBC ‘조선변호사’로 대중과 먼저 만나게 됐지만, ‘사냥개들’은 지난해 1월 우도환이 군대 제대 후 바로 다음 날부터 촬영에 돌입한 작품이다. 촬영 막바지던 지난해 5월 출연자 중 한 명인 김새론이 음주운전 사고를 일으켜 하차하게 됐고, 공개 일정 역시 미뤄졌다.
“복귀작이라 부담이 컸어요. 오랜만에 카메라 앞에 섰고 해보지 않은 캐릭터였기 때문에 두려웠죠. 츤데레 혹은 멋진 캐릭터만 해왔는데 건우는 귀엽고 바보 같은 캐릭터잖아요. 그렇지만 액션은 누구보다도 잘해야 했어요. ‘조선 변호사’가 더 일찍 공개되긴 했지만, ‘사냥개들’은 그전에 촬영했던 작품이거든요. 팬들에게 먼저 인사를 드리는 작품이라 생각해서 더 열심히 했던 것 같아요. 매 작품 열심히 해왔지만 이건 더 열심히 할 수밖에 없던 상황이기도 하고요.”
우도환은 복싱 유망주 건우를 연기했다. 건우는 사채 세계에 휘말려 우진(이상이)과 함께 악랄한 사채업자 명길(박성웅)에게 맞선다. 우도환은 “눈을 선하게 뜨려고 많이 고민했다. 항상 보여드렸던 사연 있는 눈이 아니라 어떻게 해야 맑은 눈으로 보일지 고민이 많았다”며 캐릭터에 대해 고민한 흔적을 드러냈다.
우도환은 ‘사냥개들’을 위해 68kg에서 80kg 가까이 증량했다고 밝혔다. 그는 “현장에서도 계속 운동했고, 촬영이 끝나도 다시 운동하러 가야 했다. 건우 같은 마음을 먹지 않았다면 힘들었을 것”이라며 “건우도 경기 끝나고 바로 다음 날 운동하러 나가는 친구이지 않나. 우스갯소리가 아니라 ‘군대가 좀 더 편했다’는 소리가 나오더라”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우도환은 ‘분노로 싸우지 않는다’는 점에 초점을 두고 연기했다. 극중 건우가 엄마를 구할 때도, 지하보도에서의 전투신도 살기 위해서 싸운 것이라 밝혔다. 유일하게 분노했던 순간은 우진이가 위험했던 순간이라며 이성을 잃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건우는 원작이랑 전혀 다른 캐릭터예요. 저도 처음에는 ‘항상 좋은 마음을 갖는다는 게 말이 되나?’라는 생각까지 했죠. 근데 그래서 더 필요한 캐릭터라 생각했어요. 남 탓하지 않고 내 탓을 하고, 자기 자신을 업그레이드해서 위기를 헤쳐 나가려는 모습들이 이 세상에 필요한 아이라고 생각했어요. 만화적이고 판타지적인 캐릭터인 건 맞아요. 하지만 그래서 많은 분들이 원하는 캐릭터가 아니었을까요?”
우도환은 건우를 표현하기 위해 복싱 선수 같은 몸을 만드는 일에 매진했다. 평소에도 일주일에 5일 이상은 운동을 하는 편이었다는 그는 먹는 양을 늘리고 운동량도 7일로 늘렸다고 했다. 우도환은 “‘이 작품을 하려고 내가 관리를 매일 해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배우를 하기 전부터 꾸준히 관리를 해왔다”면서 “대표작을 바꿀 수 있던 기회가 온 것 같다. 우도환의 대표작으로 많은 분들이 기억해 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시즌2에 대한 가능성을 묻자 “저희가 결정할 수 있는 건 아니다. 만약 만들어진다면 재밌을 것 같다”면서도 “너무 힘들 것 같다”고 털어놨다. 우도환은 “좋은 몸을 유지해야 하기 때문에 준비 기간이 많이 필요할 것 같다. 다른 드라마처럼 한두 달 쉬었다가 들어갈 수 있는 작품이 아니다. 그래도 하게 된다면 기꺼이 하겠다. 나도 건우를 좋아하고 아끼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전했다.
앞서 ‘사냥개들’ 출연자 중 한 명인 김새론은 촬영 막바지에 음주운전으로 물의를 빚어 하차했다. 우도환은 이 일을 언급하며 “더 의기투합했던 것 같다. 주환이 형은 제주도 내려가서 7, 8회 대본을 한 달 동안 다시 썼어야 했고 저랑 상이 형은 몸을 더 만들었어야 했다”며 “나는 제주도에 같이 내려갔다. 같이 있어 주고 싶었다. 영화 ‘사자’도 주환이 형과 하기도 했고 그만큼 나한테는 소중한 사람”이라고 말했다.
우도환은 김주환 감독의 노력을 알기에 무너지면 안 된다고 다짐했다. 그는 “주환이 형이 무너지는 걸 보고 싶지 않았다. 또 주인공으로서 절대 무너지면 안 된다는 마음이 컸다”며 “내가 힘든 티를 내거나 욕을 하고 ‘큰일 났다’고 내 입으로 말한 순간 모두가 그렇게 생각할 것 같더라. 그래서 아직 상이 형이랑 내가 있지 않느냐고, 걱정하지 말라고 했다”고 털어놨다.
군대를 다녀온 후 많은 부분에서 변화를 느꼈다는 우도환. 그는 입대하기 전 성공하고 가야 한다는 주변의 압박으로 스스로 옥죄고 살았다고 고백했다. 마음에 여유가 없었던 순간이라 주인공 대신 조연으로 들어가기도 했다면서 그 과정이 있었기에 지금의 자신이 있는 것 같다고 담담히 털어놨다.
“군대 후 다른 사람이 돼서 돌아온 것 같아요. 가기 전에는 군대에 언제 갈지 모르는 시기라 앞만 보고 달렸어요. 모든 게 무서웠던 시기였죠. 선배들도 다 잘 된 후에 군대에 가셔서 전 마음에 여유가 없었어요. 건우라는 인물은 제 마음가짐이 바뀌게 된 이유 중 하나예요. ‘위대한 유혹자’ 이후 처음 주인공을 맡았는데, 그때가 힘들어서 서브 역할만 했던 것 같아요. 이번에 다시 주인공을 하면서 책임감을 더 갖게 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