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열린 축구 국가대표팀 평가전 대한민국과 페루의 경기. 오현규가 골 찬스를 놓치고 아쉬워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지난 16일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열린 축구 국가대표팀 평가전 대한민국과 페루의 경기. 오현규가 슛 과정에서 페루 골키퍼 페드로 가예세와 충돌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드디어 잡은 국가대표 선발 기회, 하지만 이번에도 데뷔 골은 없었다. 오히려 결정적인 기회를 놓쳤고, 팀은 패배했다. 국가대표 공격수 오현규(22·셀틱)는 “부끄럽다”며 거듭 자책했다.
오현규는 위르겐 클린스만(59)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에 승선, 지난 16일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열린 페루와의 평가전에서 선발 출격해 63분간 그라운드를 누볐다. 한국은 0-1로 졌고, 오현규는 결정적인 기회를 놓치며 고개를 숙였다.
최근 오현규의 상승세를 생각해 본다면 아쉬운 결과였다. 그는 지난 5일 축구대표팀 명단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지난 3월 A매치에 이은 두 번째 클린스만호 승선으로, 조규성(25·전북 현대) 황의조(31·FC서울)와 함께 최전방을 맡았다.
앞선 3월에 오현규는 모두 교체 출전했다. 우루과이전에선 터닝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으나 오프사이드로 취소돼 아쉬움을 삼켰다. 하지만 경기 중 보여준 저돌적인 몸싸움은 팬들의 시선을 끌기 충분했다.
3월 A매치 이후 오현규는 셀틱에서 승승장구했다. 5월에만 4골을 몰아넣으며 적응기가 무색한 활약을 펼쳤다. 팀은 도메스틱 트레블(자국 3개 대회 석권)에 성공했다.
기대를 모은 6월 A매치, 오현규는 지난 16일 쟁쟁한 선배들을 제치고 국가대표 첫 선발 기회를 잡았다. 하지만 63분간 그의 슈팅은 2개뿐이었다. 특히 후반 골키퍼와 일대일 기회에서는 자세가 무너져 제대로 슈팅을 날라지 못했고, 공은 골키퍼 정면으로 향했다. 경기 뒤 오현규는 “국가대표 공격수라면 그 기회에서 득점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 자신에게 아주 부끄럽다”며 자책했다.
아직 시간은 많다. 22세 오현규는 성장기에 접어들었다. 그가 A매치 4경기를 뛰는 동안 그라운드에서 보낸 시간은 131분에 불과하다. 이제 막 한 경기를 마쳤을 뿐이다.
국가대표 선배들도 데뷔하자마자 골을 터뜨린 건 아니다. 당장 경쟁자인 조규성도 5경기 만에 데뷔 골을 터뜨렸다. 황의조는 3번째 경기만에 골망을 갈랐으나, 이후 두 번째 득점까지 3년 걸렸다. 함께 선발 출전한 황희찬 역시 7경기 만에 데뷔 골을 넣었다. 더 위로 올라간다면 안정환(4경기) 이동국(10경기) 등도 첫 골까지는 시간이 필요했다.
오현규는 “채워야 할 게 많은 것 같다. 더 보완하도록 하겠다. 다음 경기에서 기회가 있을지 모르겠지만, 엘살바도르전에서 꼭 득점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명예 회복을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