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호는 18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UFC 에이팩스에서 열린 ‘UFC 파이트 나이트: 베토리 vs 캐노니어’ 언더카드 밴텀급 경기에서 크리스티안 퀴뇨네스(27∙멕시코)를 1라운드 2분 25초 리어네이키드 서브미션으로 피니시했다..
이로써 8승으로 한국 현역 UFC 선수 최고 기록을 달성했다. 2위는 ‘코리안 좀비’ 정찬성(7승)이다. 역대로는 김동현(13승)에 이은 단독 2위다.
공언한 대로 베테랑으로서 한 수 가르쳐줬다. 강경호는 경기 전 도박사들의 배당에서 언더독으로 평가받았지만 “UFC 10년 짬이 괜히 있는 게 아님을 보여주겠다”고 여유를 보였다.
초반 퀴뇨네스의 오른손 펀치에 맞아 흔들린 강경호는 백스텝을 밟으며 물러났다. 하지만 퀴뇨네스가 후속타를 날리면서 전진하자 전광석화 같은 왼손 체크훅을 맞히고, 연이어 오른손-왼손훅을 맞혀 상대를 녹다운시켰다.
곧바로 상대 목을 잡고 끌어내려 그라운드에서 제압한 뒤 리어네이키드 초크를 걸었다. 퀴뇨네스는 그립이 잡히자마자 탭을 쳤다.
강경호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처음에 상대가 거칠게 들어와서 맞고 대미지가 있었는데, 죽어도 포기할 생각이 없었기 때문에 끝까지 상대를 봐서 주먹을 맞힐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강경호가 절대 포기할 수 없었던 이유는 아빠가 됐기 때문이다. 강경호는 지난해 9월 득남했다. 그는 경기 전 “꼬물꼬물 거리는 아기가 커가는 걸 보다 보니까 책임감을 많이 느끼고, 마음속으로 ‘무조건 이기겠다’며 힘이 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강경호는 “아기가 태어났습니다. 데이나 화이트 UFC 회장님, 보너스주세요”라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아쉽게도 강경호는 공식 파이트 나이트 보너스를 받지는 못했다.
부상 없이 경기를 끝낸 만큼 빠른 복귀전이 예상된다. 강경호는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올해 한 경기 더할 거고, 10위권 선수와 싸워 랭킹에 들어가고 싶다”며 “8월 싱가포르 대회나 9월 호주 대회에서 뛰고 싶다”고 계획을 밝혔다.
친구 정찬성(36)과 같은 대회에서 뛸 수 있다는 뜻이다. 8월 26일(토)에는 싱가포르 인도어 스타디움에서 UFC 페더급 랭킹 7위 정찬성은 2위이자 전 챔피언인 맥스 할로웨이(31∙멕시코)와 격돌한다.
강경호의 종합격투기(MMA) 통산 전적은 19승 9패 1무효(UFC, 8승 3패 1무효)가 됐다.
메인 이벤트에서는 재러드 캐노니어(39∙미국)가 UFC 미들급 단일 경기 최다 유효타 기록(241대)을 경신하며 마빈 베토리(29∙이탈리아)에 판정승했다.
캐노니어는 1라운드 베토리의 펀치에 맞아 그로기에 빠졌으나 간신히 살아남았다. 2라운드에 캐노니어의 오버핸드 라이트훅이 터진 이후 완전 흐름이 바뀌었다. 캐노니어는 2라운드에만 베토리에게 62대의 유효타를 집어넣었다.
베토리의 내구력이 빛났다. 베토리는 27전 동안 단 한 차례의 KO패도 당하지 않았다. UFC 최초로 세 체급에서 KO를 기록하며 ‘킬러 고릴라’로 불릴 정도로 강력한 파워를 자랑하는 캐노니어도 베토리를 쓰러뜨릴 순 없었다. 베토리는 2라운드부터 200대 이상의 타격을 허용했음에도 끝까지 버텨냈다.
캐노니어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아데산야와의 타이틀전 패배 이후 공격 숫자를 늘리고, 효율적인 타격가가 되는 게 목표였다”며 “이제 UFC 미들급 역사상 가장 많은 유효타를 성공시킨 파이터가 됐고, 이를 통해 역사에 남을 수도 있게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UFC 미들급 랭킹 4위 캐노니어는 3위 베토리를 꺾었기에 3위 등극이 유력하다. 조만간 챔피언 이스라엘 아데산야(33∙뉴질랜드)에게 재도전하는 것도 불가능하진 않다.
캐노니어는 “타이틀샷을 원한다”며 “현재 타이틀 도전자 결정전이 이미 잡혔지만, 무슨 일이 일어나면 난 언제든지 타이틀전이나 타이틀 도전자 결정전의 대타로 들어갈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현재 전 챔피언 로버트 휘태커(32∙호주)와 드리퀴스 뒤 플레시(29∙남아공)가 오는 7월 10일 열리는 UFC 290에서 UFC 미들급 타이틀 도전권을 놓고 겨루기로 예정돼 있다. 승자는 챔피언 아데산야에게 도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