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김태희가 드라마 ‘하이바이, 마마!’ 이후 3년 만에 안방극장에 복귀해 새로운 얼굴을 보여줄 예정이다. 지니TV 오리지널 드라마 ‘마당이 있는 집’을 통해 첫 스릴러 장르에 도전하는 것. 김태희는 19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에서 진행된 ‘마당이 있는 집’ 제작발표회에서 “일상을 바쁘게 살다 보니 3년이 지난 줄 몰랐다”며 웃었다. 이어 복귀작으로 ‘마당이 있는 집’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대본을 봤을 때 스릴러 장르인데도 몰입해서 봤다. 어떻게 캐릭터를 연기하고 표현할지 생각했을 때 가슴이 설렜다”고 말했다.
‘마당이 있는 집’(극본 지아니, 연출 정지현)은 뒷마당에서 나는 수상한 냄새로 인해 완전히 다른 삶을 살던 두 여자가 만나 벌어지는 서스펜스 스릴러. 김태희는 자기 자신조차 믿을 수 없는 극도의 불안감에 빠지는 모습을 그릴 예정이다.
극중 김태희는 완벽한 집에서 그림 같은 일상을 사는 아름다운 여자 문주란으로 분한다. 주란은 다정한 의사 남편과 슬하에 모범생 아들을 두고 완벽한 가정을 열심히 가꾸지만, 마당에서 수상한 냄새를 맡기 시작하면서 미스터리한 사건에 휘말리게 되는 인물이다.
김태희는 지난 2000년 한 주류 업체의 CF로 데뷔해 뛰어난 외모로 단숨에 대중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이후 드라마 ‘천국의 계단’으로 시청자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기며, 곧바로 ‘구미호 외전’, ‘러브스토리 인 하버드’ 등의 주연을 꿰찼다. 이병헌과 함께 출연한 ‘아이리스’를 통해 대작 주인공으로 우뚝 섰다. 그러나 승승장구하는 것과는 별개로 연기가 어색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소위 ‘넘사벽’ 외모에 비해 연기력이 아쉽다는 평가가 늘 뒤따랐다. 2013년 SBS 드라마 ‘장옥정, 사랑에 살다’는 초반 김태희 연기 혹평과 시청률 부진을 동시에 겪으며 ‘연기력 논란’의 정점을 찍기도 했다.
‘장옥정, 사랑에 살다’ 후반부터 점차 연기력 논란을 누그러뜨렸던 김태희는 이후 5년 만의 복귀작인 드라마 ‘용팔이’에서 재벌 상속녀를 연기하면서 차츰 호평을 받기 시작했다. 당시 김태희는 드라마 종영 후 언론 인터뷰에서 꾸준히 연기력 지적을 받아온 것에 대해 “데뷔하면서 준비 없이 주인공을 맡았고 바쁘게 작품에 계속 들어가다 보니 허점을 많이 보였던 것 같다. 내가 변화된 모습으로 그걸 깨야한다”고 스스로를 채찍질했다. 이어 “10년 전 또는 5년 전의 모습과 다르게 보이게 노력할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김태희의 노력이 통한 걸까. ‘용팔이’를 끝낸 후, 2017년 가수이자 배우 비(정지훈)와 결혼하고 딸을 품에 안았던 김태희는 5년 동안 연기활동 휴지기를 가졌다. 그리고 5년 만의 복귀작 tvN ‘하이바이, 마마!’(2020)를 통해 연기력 논란을 잠재웠다. 엄마의 49일 환생 스토리를 담은 ‘하이바이, 마마!’에서, 김태희는 남다른 모성애를 그려내며 감동을 자아냈다. 김태희는 캐릭터를 만들어간 과정에 대해 “딸을 가진 엄마가 된 후 만난 작품이라서 인물이 처한 상황에 더 공감했다”고 밝혔다.
김태희는 ‘하이바이, 마마!’ 이후 ‘마당이 있는 집’으로 3년만에 복귀하는 터라, 이번에도 연기력 논란에서 벗어날지, 아니면 재현될지에 관심과 기대가 쏠린다. 지금까지 자신의 필모그래피에서 찾아볼 수 없는 연기 변신을 꾀하기에 전자에 대한 기대가 더 크다. 김태희는 “대본 1회를 본 후에 2회가 궁금했다. 2회를 본 후에 3회가 궁금하더라”고 작품에 흠뻑 빠졌던 당시를 떠올렸다. 이어 “대부분 대사를 통해 인물의 캐릭터와 감정이 설명되는데 이 작품은 그렇지 않더라. 맡은 역할 중 가장 대사가 없었다”며 “연기하는 데 어려웠다”고 솔직히 토로했다.
이와 함께 그는 ‘마당이 있는 집’에선 ‘눈빛 연기’에 중점을 두면서 캐릭터를 완성해 갔다고 전했다. “내가 맡은 주란은 원래 말이 없고 폐쇄적이고 사회성이 떨어지는 인물이다. 감정이나 생각을 제대로 표현하지 않는 캐릭터라서 눈빛으로만 표현해야 했다”며 “정밀 묘사 작품을 보는 것 같았다”고 비유했다. 그러면서 “감독님과 함께 모니터링을 할 때 감정이 표정에 따라 세밀하게 담긴 것 같아서 신기했다”고 작업한 소회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