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싸이가 2030 부산엑스포 프레젠테이션(PT)의 첫 주자로 나서 영어 연설을 이어갔다.
20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제172차 국제박람회기구(BIE) 총회에서 부산엑스포(2030부산세계박람회) 유치를 위한 프레젠테이션(PT)이 진행됐다.
이날 영어로 말문을 연 싸이는 본명 박재상을 밝히며 “많은 분들에게 싸이로 더 잘 알려져 있다”고 소개했다. 이어 “저는 오늘 이 자리에 ‘2030 부산 엑스포’를 소개하고, 왜 부산이 2030 엑스포를 유치하기에 유일한 최고의 도시인지 말씀드리기 위해 왔다”고 운을 뗐다.
이번 연설은 오는 2030년 개최 예정인 등록박람회에 부산을 홍보하기 위함이다. 최종 개최지는 2023년 1분기 각 후보지에 대한 BIE의 현지 실사를 거친 뒤, 그 해 11월 및 12월 총회에서 회원국 투표로 결정된다.
싸이는 연설 중 2012년 파리 에펠탑 앞에서 진행한 플래시몹 상황을 떠올렸다. 그는 “2만 명의 사람들과 함께 트로카데로 광장에서 에펠 타워를 바라보며 제 노래 ‘강남스타일’로 플래시몹을 했던 기억이 되살아난다”며 “엄청난 규모의 이벤트였고, 우리가 비록 다른 언어를 쓰지만 모두가 하나가 될 수 있음을 깨달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저는 K팝이 경계를 연합하고, 변형시키고, 초월하는 힘이 있단 걸 깨달았다. 저의 공연처럼 2030 부산 엑스포도 우리 모두를 하나로 단결시킬 것이라 믿는다”고 강조했다.
싸이는 가수로서 자신의 지난 여정을 되짚기도 했다. 그는 “22년쯤 전 프로듀서였다가 싱어송라이터가 됐다. 음악으로나 외모로나 관습을 완전히 벗어나 많은 이들에게 충격을 줬다”면서 “당시는 제게 어려운 시간이었지만 저는 절대 포기하지 않았다. 대한민국이 70년 전 그랬던 것처럼 말이다. 불굴의 의지로 창작활동을 지속했고, 놀랍게도 사람들은 저의 자유분방함을 좋아해줬다”고 설명했다.
또 싸이는 “한국에는 자유를 소중히 여기는 문화도 있다. 이러한 자유를 통해 기존의 것을 탈피하고 새로운 것을 찾을 수 있었다”며 한국 작품들을 언급했다.
싸이는 “K팝, K영화, K드라마로 전 세계 팬들에 다가갔다. 다양한 장르를 섞어 완전히 독특하고 새로운 것을 만들길 좋아한다”면서 “‘오징어 게임’과 ‘기생충’을 통해 우리는 관객에 서스펜스, 코미디, 사회 논평을 제공했다. 맛있는 비빔밥처럼 큰 그릇에 담긴 이야기에는 다양한 요소가 섞여있다. 이 요소가 모여 전 세계가 공감할 수 있는 감정과 이야기를 나눈다. 대한민국의 영향력은 깊이 뿌리내리고 있다”고 확신했다.
한편 이날 싸이뿐만 아니라 PT 오프닝에 삽입된 영상에는 걸그룹 에스파의 카리나, 성악가 조수미도 등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