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우성(29·KIA 타이거즈)은 지난 4월 12일 광주 한화 이글스전 2회 말 타석에서 상대 선발 투수 문동주를 상대로 우중간을 가르는 2루타를 치며 2타점을 올렸다.
2년 차 ‘특급 기대주’ 문동주는 앞선 1회 말 박찬호와의 승부에서 국내 투수 역대 최고 구속(160.1㎞/h)을 경신하며 강속구쇼를 펼쳤다. 이우성은 그런 문동주의 기세를 꺾었다. KIA는 이 경기에서 2-0으로 이겼고, 이우성은 결승타를 기록했다.
이튿날 김종국 KIA 감독은 “이우성이 공이 빠르고 처음 상대한 투수를 잘 공략했다. 이번 스프링캠프에서 타격뿐 아니라 수비와 주루 능력도 두루 좋아진 것 같다”라며 이우성을 치켜세웠다.
현재 이우성은 KIA 타자 중에서 가장 뜨거운 타격감을 보여주고 있다. 19일 기준으로 출전한 51경기에서 타율 0.322·5홈런·20타점을 기록했다. 팀이 치른 6월 16경기에서 모두 선발 외야수로 나섰고, 6경기에서 멀티히트를 기록하는 등 맹타를 휘두르며 3할대 중반 타율(0.356)을 남겼다. 6월 첫째 주까지는 하위 타선이었지만, 지난 15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부터 3번 타자로 나서고 있다.
김종국 감독은 시즌 초반까지 이우성을 백업 자원으로 여겼다. 실제로 왼쪽 종아리 부상으로 재활 치료 중인 간판타자 나성범, 군 복무 중이었던 최원준이 복귀하면 이우성의 출전 기회도 줄어들 것 같았다.
그러나 이우성은 꾸준히 좋은 타격감을 보여줬다. 결국 김종국 감독도 “현재 우리 팀 주전 우익수는 이우성”이라고 달라진 생각을 전했다. 지난 12일 팀에 복귀한 최원준을 우익수가 아닌 1루수로 쓰고 있다. 김 감독은 이우성의 좋은 컨디션을 믿고 있다.
이우성은 지난 4월 28일 잠실 LG 트윈스전 8회 초, 대타로 나서 투수 이정용으로부터 3-3 동점 홈런을 쳤다. 지난 18일 NC 다이노스전에서는 8-11로 지고 있던 8회 말 임정호를 상대로 역전 3점 홈런을 때려내며 13-11 역전승을 이끌었다.
이우성은 꾸준히 출전 기회를 얻은 5월 이후 득점권 타율 0.333를 기록하며 베테랑 타자 최형우와 함께 해결사 역할을 해주고 있다.
KIA는 지난해, 백업이었던 이창진이 7월 이후 타율 0.312를 기록하며 주인이 없던 주전 좌익수를 맡아줬다. KIA팬은 그를 ‘빛창진’이라고 불렀다. 올 시즌 히트상품 이우성은 우성신(神)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이우성은 “감독님이 시즌 초반부터 ‘결과를 의식하지 말고, 타석에서 후회 없이 승부하라’고 조언했다. 현재 타격 페이스가 내 실력이라고 생각하진 않는다. 교체로 출전하더라도 팀 승리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이우성은 나성범이 복귀해도 좌익수로 꾸준히 선발 출전 기회를 얻을 전망이다. 지난주까지 164타석을 기록한 그가 데뷔 처음으로 규정타석(446) 진입을 노린다. 현재 페이스가 이어지면 3할 타자가 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