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이 국내 최초로 하이니켈 단입자(단결정) 양극재 양산에 돌입했다. 이를 계기로 양극재 부문 선두 탈환을 벼르고 있다.
LG화학은 26일 이달부터 청주 양극재 공장에서 차세대 배터리용 하이니켈 단입자 양극재 양산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첫 생산 물량은 다음 달부터 글로벌 고객사로 보낼 예정이다. 주요 고객사는 K배터리를 주도하고 있는 LG에너지솔루션 등이 될 전망이다.
LG화학은 지난 2020년 LG에너지솔루션이 분사하기 전까지 양극재 부문에서 국내 1위를 지켰다. 하지만 현재 1위 자리를 에코프로비엠에 내준 상황이다. LG화학의 2022년 전지사업 부문 매출이 4조7000억원이었고, 에코프로비엠의 매출은 5조3580억원이었다.
1위 탈환을 노리는 LG화학은 국내외 양극재 공장 투자를 확대하는 등 외연을 넓히고 있다. 이를 위한 일환으로 2027년까지 단입자 양극재 생산라인을 구미 공장으로 확장하고, 총 생산규모를 연산 5만t 이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단입자 양극재란 니켈, 코발트, 망간 등 여러 금속을 하나의 입자형상으로 만든 소재를 말한다. 단입자 양극재를 사용한 배터리는 기존 다입자(다결정) 양극재 배터리보다 수명이 길고 용량이 큰 것이 특징이다. 금속 입자들을 작게 뭉쳐 만든 다입자 양극재는 충전과 방전이 반복될수록 소재 사이에 틈이 벌어지는데, 틈에서 가스가 발생하며 전지 수명이 점차 줄어들게 된다.
단입자 양극재를 사용하면 가스 발생이 적어 안정성이 높아지고 배터리의 수명이 기존보다 30% 이상 늘어난다. 또 기존 양극재보다 밀도를 높일 수 있어 배터리 용량도 10% 이상 증가한다.
LG화학 관계자는 “기존 양극재로 만든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가 한번 충전에 500㎞를 간다면, 같은 크기의 단입자 양극재 배터리로는 550㎞를 달릴 수 있다”고 했다.
국내에서 하이니켈 단입자 양극재를 양산하는 것은 LG화학이 처음이다. LG화학은 초기 양산에서는 단입자 양극재와 기존 양극재를 2대 8 비율로 혼합해 생산한 뒤 순차적으로 단입자 100% 양극재로 바꿔나갈 계획이다.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은 "하이니켈 단입자 양극재는 미래 배터리 소재 시장의 판도를 바꿀 혁신이자 고객의 페인포인트를 해결할 열쇠"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