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7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이하 ‘BIFAN’)에 자신이 연출한 영화 ‘흑교육’을 들고 온 가진동 감독을 부천시 고려호텔에서 일간스포츠가 만났다. 대만을 대표하는 청춘스타에서 감독으로. 가진동은 진화는 계속될 전망이다.
“이정재 배우와 협업이요? 이정재 배우가 원한다면 저야 당연히 좋죠.”
가진동 감독은 청춘스타에서 연출가로 성공적인 필모그래피를 써내려가는 것이 배우 이정재와 닮았다. 협업이 성사되면 어떻겠느냐는 말에 가진동인 이 같이 답했다. “막상 연출을 해보니 너무 힘들더라”는 말까지 가진동과 이정재에게선 공통분모가 보였다.
가진동은 한국과 협업에 굉장히 열려 있었다. 한국은 아시아 콘텐츠 시장에서 강력한 지위를 가지고 있다는 게 가진동 감독의 설명. 함께 작업을 한다면 좋은 경험을 많이 할 수 있으리라 본다고 기대했다.
“원빈 배우와 협업해 보고 싶어요. 제가 원빈의 주연작인 영화 ‘아저씨’를 굉장히 좋아하거든요. 10번 넘게 봤을 거예요.”
이 외에도 가진동 감독은 영화 ‘살인의 추억’ 등을 언급하며 “재미있는 작품은 다 좋아한다. ‘살인의 추억’은 정말 잘만든 작품이라 생각한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가진동 감독이 ‘BIFAN’에 출품한 ‘흑교육’은 고등학교 졸업식 밤 세 명의 비행청소년들에게 일어나는 일을 담은 영화다. 성인으로서 새로운 삶을 시작하는 세 아이들이 10대의 마지막 밤 거리에서 받게 되는 교육이 주된 내용이다.
배우로서는 로맨스나 청춘물에서 두각을 보인 그가 연출작으로 ‘흑교육’ 같은 작품을 택한 이유는 감독으로서의 필모그래피는 배우였을 때와 다른 장르로 시작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가진동 감독은 “‘흑교육’을 통해 좋은 것과 나쁜 것, 절대적이지 않고 모호한 그 부분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연출가로서의 경험은 힘들었지만 보람됐다. 코로나19로 많은 작품의 제작이 중단되면서 배우 가진동은 무언가 새로운 도전을 해야 했다. 일을 계속 이어가기 위해 택한 게 바로 감독이다. ‘흑교육’을 통해 가진동 역시 많은 것을 배웠다.
“연기하는 걸 좋아해서 배우가 됐기 때문에 ‘흑교육’을 찍었다고 해서 감독으로 전향하거나 그러고 싶지는 않아요. 하지만 연기가 아닌 새로운 방식으로 스토리텔링을 할 수 있었던 건 좋은 경험이었어요. 특히 제가 결정하는 걸 별로 좋아하는 편이 아닌데 현장에서는 감독이 결정해야 할 일이 많더라고요. 그래도 모든 작업을 끝내고 보니 힘들었던 그 시간이 그립기도 하네요.”
데뷔한 지 12년여. “남동생에서 아저씨가 됐다”고 자평한 가진동 감독은 “새로운 세대와 함께 대만 영화를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걸 다 하고 싶다”고 했다. 연기자로서 나이 드는 것도 두렵지 않다는 가진동. 어쩌면 곧 아이 아빠가 된 가진동을 스크린에서 볼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