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규성(25)의 FC미트윌란(덴마크) 이적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일찌감치 출국해 메디컬 테스트 등을 진행한 조규성의 이적은 이제 공식 발표만 남았다. 다만 조규성이 덴마크로 향한 선택은 국내뿐만 아니라 유럽 현지에서도 ‘의아하다’는 반응이 나오는 분위기다.
스코틀랜드 셀틱 팬사이트인 더셀틱스타는 “파브리치오 로마노 기자가 조규성의 미트윌란 이적을 확인했다. 조규성은 셀틱으로 이적할 큰 기회를 놓쳤다”며 “로마노 기자에 따르면 미트윌란이 제안한 이적료는 셀틱이 지난 1월에 제안했던 이적료보다 40만 파운드(약 7억원) 적은 260만 파운드(약 44억원)”라고 전했다. 로마노 기자는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이같은 내용을 전했다.
셀틱은 지난해 카타르 월드컵 이후 많은 주목을 받았던 조규성 영입전에 뛰어들었던 팀이었다. 당시 마인츠(독일) 왓퍼드(잉글랜드 2부) 등과 조규성에게 강력한 러브콜을 보냈다. 당시 셀틱은 적지 않은 이적료는 물론 50% 셀온이라는 파격적인 제안까지 했다. 향후 셀틱을 떠나 다른 팀으로 이적하면, 이적료의 절반을 전북이 받을 수 있는 조건이었다.
그러나 당시 조규성은 마인츠를 비롯해 셀틱, 왓퍼드 등 모든 오퍼를 거절했다. 전북 구단이 겨울보다는 여름 이적을 설득했고, 조규성 스스로도 몸 상태가 최상이 아니라고 판단했기 때문이었다. 조규성 영입이 무산된 셀틱이 대신 영입한 공격수가 오현규였다. 오현규는 카타르 월드컵 예비멤버로 동행해 1경기도 뛰지 못했지만, 그 전 시즌 수원 삼성 소속으로 좋은 활약을 펼친 게 좋은 평가를 받았다. 여름 대신 곧바로 이적을 택한 오현규는 후반기만 뛰고도 리그 6골·컵대회 1골 등을 기록하며 빠르게 적응했다.
더셀틱스타는 “카타르 월드컵에서 활약한 조규성은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당시 셀틱 역시 엔지 포스테코글루(현 토트넘 감독)의 최전방 공격수 보강을 위해 조규성 영입을 추진했지만 협상은 결렬됐다. 대신 잠재력을 보여준 오현규를 영입했다”며 “조규성은 셀틱 이적을 거부했는데, 결국 미트윌란으로 이적하게 된 이번 상황에 대해 조규성과 에이전트가 만족하는지는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조규성의 미트윌란 이적에 대해서는 국내에서도 아쉬운 선택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지난겨울 독일 분데스리가 직행 기회가 분명히 있었던 데다, 셀틱처럼 유럽 중소리그를 통해서라도 빅리그 입성 발판을 마련할 기회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결과적으로 이 기회들을 미뤘다가 결국 다소 생소한 덴마크 리그로 향했으니 선택에 대한 아쉬움의 목소리는 클 수밖에 없다. 덴마크리그는 유럽축구연맹(UEFA) 리그랭킹에서도 17위에 처진 팀이다.
어쨌든 미트윌란에서 좋은 활약을 펼치면서 단계적으로 더 높은 리그로 진출하는 게 가장 이상적인 시나리오다. 많지는 않더라도 미트윌란에서 곧바로 유럽 빅리그로 향한 전례들도 분명히 있다. 그러나 덴마크 리그에서조차 이렇다 할 활약을 보여주지 못하면 유럽 커리어 자체를 이어가는 데 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내 선택에 후회하지 않는다”던 조규성의 말처럼 미트윌란 이적 이후 행보 역시도 그의 몫이 됐다. 로마노에 따르면 미트윌란과 계약 기간은 5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