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FC서울에서 데뷔하고, 시간이 지나 같은 곳에서 500경기를 채울 수 있어 영광스럽다. 운동장은 그대론데 제가 많이 변한 것 같아서 여러 가지 생각도 든다”
프로 통산 500번째 경기를 마친 FC서울 기성용이 대위업을 달성한 뒤 이같이 말했다.
기성용은 지난 12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수원FC와의 하나원큐 K리그1 2023 22라운드 경기에서 선발 출전, 팀의 7-2 대승을 이끌었다. 그는 이날 프로 통산 500번째 경기 출전이라는 대위업을 썼다. 이를 의식했던 것일까. 그는 전반전에만 3개의 중거리 슈팅을 달리며 자축포를 노렸다. 비록 골망을 흔들지 못했지만, 강력한 슈팅은 전성기 시절 그 모습 그대로였다.
경기 뒤 기자회견에 참석한 기성용은 500경기 출전 소감에 대해 “2주 전에 500번째 경기라는 걸 알았다. 특별하게 생각은 안하고 있었는데 시간이 이렇게 빠르게 지나간 게 뭔가 허무한 것 같기도 하다”고 웃었다. 이어 “2007년 서울에서 데뷔했는 데, 시간이 지나 같은 팀에서 500경기를 채울 수 있어 영광스럽다. 운동장은 그대로인데 제가 많이 변한 것 같아서 여러 가지 생각이 든다”고 덧붙였다.
2007년 서울 유니폼을 입고 프로 무대를 밟은 기성용은 어느덧 16년 째 그라운드를 누비고 있다. 서울에서만 193경기 뛰었고, 셀틱FC(스코틀랜드·87경기) 스완지 시티(162경기) 선덜랜드(34경기) 뉴캐슬 유나이티드(23경기·이상 잉글랜드) 마요르카(스페인·1경기) 등 유럽 무대에서만 307경기를 소화했다.
한편 취재진이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에 대해 묻자, 기성용은 “프로 첫 경기가 가장 떨렸고, 생각도 많이 난다. 그 당시 어린 나이에 경기에 뛸 수 있으리라 상상도 못했다. 세뇰 귀네슈(튀르키예) 당시 감독님이 동계훈련때부터 기회를 많이 주셨다. 데뷔전 때 설렘 잊혀지지 않는다”고 답했다. 기성용은 2007년 3월 대구FC와의 홈경기에서 선발 출전하며 본격적인 프로 커리어를 쌓기 시작했다. 당시 그의 나이는 만 18세에 불과했다.
이어 “당시 팀 내 고참인 이을용·이민성·김병지·김한윤 선배들이 큰 도움을 주신 기억이 난다. 먼저 데뷔한 (이)청용이도 많이 도와줬다. 그때 큰 기억은 흐릿하다. 데뷔전 때 2-0으로 이긴 기억은 있는 데 선배들이 많이 활약해주셨고, 저는 아무 생각 없이 뛰기만 했던 것 같다”며 웃었다.
함께 2010년대 축구대표팀의 전성기를 함께한 이청용·구자철에 대해서도 “상대로 마주하지만 정말 소중한 친구들이다. 언제까지 K리그에서 계속 함께 뛸지 모르겠지만, 끝나는 그날까지도 좋은 추억 만들었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500경기를 마친 기성용의 시선은 다시 서울의 순위 싸움으로 향한다. 그는 “아직도 갈 길이 멀다. 최근 시즌 팀이 상위 스플릿에 가지 못했는데, 올해는 꼭 그 목표를 이뤄내고 싶다”고 힘줘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