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이 결단을 내린 것일까. 이번에는 토트넘 구단주마저 해리 케인의 매각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동시에 ‘케인 바라기’ 바이에른 뮌헨(독일)은 그를 향한 3번째 제안을 준비 중이다.
영국 텔레그래프는 24일(한국시간) “조 루이스 토트넘 구단주는 케인과의 재계약이 실패한다면, 이번 여름에 그를 팔길 원한다”면서 “구단주는 이미 이런 방침을 다니엘 레비 회장에게 얘기했다”고 전했다.
케인과 토트넘의 계약 기간은 단 1년 남았다. 즉, 케인은 2023~24시즌이 끝나면 자유계약(FA) 신분이 돼 이적료 없이 팀을 떠날 수 있다. 토트넘 입장에선 당연히 케인의 잔류를 위해 재계약 협상을 시도했지만, 좀처럼 진전은 없었다.
결국 토트넘이 ‘우승’ 가능성에서 점점 멀어지면서, 케인의 인내심이 한계에 다다른 모양새다. 이미 케인은 2년 전 시즌을 앞두고 맨체스터 시티로의 이적을 요구하며 논란이 일었다. 당시 계약 기간도 많이 남았고, 리그 경쟁팀으로 이적한다는 사실에 현지 여론은 모두 그를 비난하기도 했다.
우여곡절 끝에 케인은 토트넘에 잔류했다. 구단은 조제 모리뉴, 안토니오 콘테 감독 등 명장을 선임했지만, 여전히 우승과는 연이 없었다. 그나마 모리뉴 감독 시절 잉글랜드 풋볼 리그컵(EFL컵) 결승에 올랐으나, 맨시티에 가로막혀 고개를 숙였다. 케인 역시 별다른 활약을 펼치지 못했다.
이후 콘테 감독 체제의 토트넘은 2022~23시즌 중반까지만 해도 톱4에 위치했다. 경기력은 저조했지만, 케인의 분투가 팀을 지탱했다. 하지만 후반기 콘테 감독이 공개석상에서 선수들과 구단을 비판하면서 논란이 일었고, 결국 지휘봉을 내려놓았다. 토트넘은 두 번의 감독 대행 체제를 거쳤는데, 팀의 추락을 막지 못했다. 결국 최종 순위는 8위, 2023~24시즌 유럽 대항전 진출마저 무산됐다. 누구보다 트로피를 원한 케인 입장에선 동기부여가 크게 떨어지는 상황이 만들어진 셈이다.
토트넘은 일단 스코틀랜드 리그에서 도메스틱 트레블을 이룬 엔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을 선임하며 새판짜기에 나섰다. 제임스 매디슨·굴리엘모 비카리오 등 영입에도 적극적으로 나섰다. 하지만 이것 만으로 케인을 설득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한편 뮌헨은 여전히 케인 영입을 노리고 있다. 당초 뮌헨은 6000만 파운드(약 1000억원), 6900만 파운드(약 1140억원)를 제안했다가 모두 거절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독일 스카이스포츠는 “뮌헨은 옵션이 포함된 금액으로 토트넘에 제시했지만, 모두 거절당했다”고 전한 바 있다. 하지만 점점 시즌 개막이 다가오자 제안 금액을 올리는 모양새다.
영국 미러는 24일 “루이스 구단주는 케인이 무료로 떠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레비 회장은 케인의 가치를 1억 파운드(약 1655억원)로 평가하고 있지만, 주급 40만 파운드(약 6억6000만원)에 달하는 새 계약에 수락하지 않을 경우 매각해야 한다는 압박을 받을 것”이라 전망했다. 이어 “두 번의 입찰을 거부 당한 뮌헨은 세 번째 제안을 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독일 빌트 역시 같은 날 “뮌헨이 케인에게 초대형 계약을 제안할 것이다”면서 “뮌헨은 케인에게 최소 4년, 최대 5년 장기 계약을 제안할 것이다. 그만큼 뮌헨이 케인에 대한 확신이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앞서 프리시즌을 앞둔 토마스 투헬 뮌헨 감독은 케인 영입설에 대해 “우리와 계약하지 않은 선수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는다”고 했다. 다만 “(어떤 선수에 대한) 확신이 있다면, 영입 레이스에 뛰어들 준비가 돼 있다”고 말하며 최전방 스트라이커 보강에 대한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지난 2010년대 중반 EPL 토트넘의 핵심 공격수로 자리 잡은 케인은 매 시즌 리그 20골 이상 넣을 수 있는 스트라이커다. 특히 EPL에서만 통산 213골을 기록, 전체 득점 2위에 올라 있다. 1위(앨런 시어러·260골) 기록도 가시권이기도 하다. 하지만 뮌헨의 적극적인 러브콜이 이어지면서 향후 거취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편 프리시즌 일정을 소화하고 있는 케인은 지난 23일 태국에서 열린 레스터 시티와의 친선경기에서 선발로 나섰으나, 폭우로 인해 경기가 취소돼 출전이 무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