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 히어로즈 새 외국인 타자 로니 도슨(27)이 이정후를 대신해 팀 승리를 이끌었다. 키움에 모처럼 단비가 내렸다.
도슨은 지난 23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3번 타자·중견수로 선발 출전, 5타수 3안타(1홈런) 2타점 3득점을 기록하며 공격을 이끌었다. 키움은 연장 승부 끝에 7-6으로 승리했고, 8연패를 끊은 22일 롯데전에 이어 2연승을 거뒀다.
이날 키움은 22일 경기 중 왼 발목 부상을 당한 이정후를 1군 엔트리에서 제외했다. 도슨은 이정후가 주로 나서던 타순(3번)과 포지션(중견수)에 투입됐다. 리그 대표 타자의 공백을 완벽하게 메우긴 어려워 보였지만, 이 경기에선 도슨이 이정후를 지웠다.
키움이 1-0으로 이기고 있던 3회 초 1사 3루에서 두 번째 타석에 나선 도슨은 롯데 선발 투수 이인복의 4구째 투심 패스트볼(투심)을 받아쳐 외야석 중간에 떨어지는 120m 대형 홈런을 때려냈다. 타자가 공략하기 까다로운 몸쪽(좌타자 기준) 낮은 코스 공을 공략했다.
도슨은 팀 승리를 이끄는 결승 득점까지 해냈다. 6-6 동점이었던 연장 10회 초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롯데 마무리 투수 김원중이 던진 바깥쪽 147㎞/h 포심 패스트볼(직구)을 때려내 좌중간 2루타를 쳤다. 키움은 이원석이 고의4구로 출루하며 이어간 1·2루 기회에서 송성문이 좌중간 적시 2루타를 치며 7-6으로 달아났고, 리드를 지켜냈다.
도슨은 KBO리그 데뷔전이었던 22일 경기 1회 초 첫 타석에서도 상대 선발 투수 박세웅으로부터 적시 중전 안타를 쳤다. 2경기에서 8타수 4안타를 기록했다.
도슨은 타격할 때 이동발(오른발)로 지면을 살짝 딛고 다시 떼며 스윙 타이밍을 잡는다. 레그킥(Leg-kick)은 하지 않는다. 간결하고 빠른 스윙이 돋보였다. 바깥쪽 공을 공략해 안타 2개를 쳤다. 콘택트가 꽤 정확했다.
도슨은 왼 손등 부상으로 이탈한 에디슨 러셀의 대체 선수다. 지난 13일 연봉 8만 5000달러(1억900만원)에 계약했다. 짧은 계약 기간을 고려해도 적은 금액이다. 지난 11일 잭 렉스의 대체 선수로 롯데와 계약한 니코 구드럼은 40만 달러(5억1400만원)를 받는다.
도슨은 메이저리그(MLB)에서 4경기밖에 뛰지 못했다. 올 시즌도 미국 독립리그(애틀랜틱리그 렉싱턴 카운터)에서 보냈다. 초라한 이력 탓에 기대치가 높지 않았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도슨은 이정후·임지열·김휘집 증 주전급 선수들이 대거 빠진 상황에서 팀 승리를 이끄는 모습을 보여주며 강렬한 첫인상을 남겼다.
도슨이 ‘제2의 샌즈’가 될 수 있을까. 샌즈는 지난 2018년 8월, 마이크 초이스의 대체 선수로 키움 유니폼을 입은 뒤 2시즌 동안 타율 0.306·40홈런을 기록한 남긴 선수다. 샌즈도 상대적으로 적은 액수(10만 달러)에 계약했지만, KBO리그에서 기량을 증명한 뒤 2020시즌을 앞두고 일본 리그 한신 타이거즈와 계약한 바 있다.
주축 선수들이 줄줄이 부상으로 이탈하며 8위까지 내려앉은 키움. 특히 간판타자 이정후가 왼쪽 발목 부상으로 수술을 받게 됐다. 도슨의 어깨가 무겁다. 키움 특유의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영입이 이번에도 성공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