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리그1 파리 생제르맹(PSG)이 원하는 킬리안 음바페(24·파리 생제르맹)의 이적료는 2억 5000만 유로(약 3520억원)다. 과연 레알 마드리드가 이 요구 사항을 맞출 수 있을까.
스페인 마르카는 지난 28일 저녁(한국시간) “모나코에서 시작된 음바페 드라마는 이제 막바지에 접어들었다. 레알은 PSG가 음바페에 가격표를 붙인 사실을 알고 있다. 이는 2억 5000만 유로로, 레알은 지불하려는 금액보다 크기 때문에 이를 낮추려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매체는 “음바페는 남은 1년 동안 PSG에 머물거나 레알로 이적하는 두 가지 옵션만 있다. 지금 이적하는 것이 최선이다”면서 “나세르 알 켈라이피 PSG 회장은 지난 2017년 네이마르를 영입할 때와 비슷한 수준(2억 2200만 유로·약 3125억원)의 이적료를 받으려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만약 이 계약이 성사된다면, 계약 기간이 1년 남은 선수로 큰 이적료를 얻어냈다고 자랑할 것”이라는 주장을 덧붙이기도 했다.
그런데 레알이 요구 금액을 준비하더라도 전액이 PSG로 가진 않는다. 매체는 “며칠 안에 이어질 수 있는 2억 2500만~3000만 유로(약 3167~3240억원) 중 일부는 음바페가 구단과 나눠 가진다. 이는 음바페가 남은 시즌 동안 합의한 1억 9200만 유로(약 2700억원)를 포기한 것에 대한 보상으로 나누는 금액”이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차세대 메날두(리오넬 메시·크리스티아누 호날두)로 꼽히는 음바페의 거취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음바페는 최근 2년 연속 여름 이적시장의 최고 매물로 이름을 올렸다.
시계를 되돌려 2022년 1월. 당시 음바페는 PSG와 동행을 단 6개월 남짓 남겨둔 상태였다. 그는 겨울 이적시장이 끝날 때까지 PSG의 새 계약서에 사인하지 않으면서 6월 이후 자유계약(FA) 신분이 될 것이 유력했다. 당시 리버풀(잉글랜드), 레알 등 여러 빅 클럽들이 음바페를 향해 러브콜을 보냈다. 세계 최고의 공격수 중 한 명인 음바페를 마다할 구단은 없었다.
특히 5월이 되자, 현지 언론은 연일 음바페의 이적 소식을 다뤘다. 당시 음바페의 유력 행선지는 레알이었다. 특히 PSG 온라인 스토어에서 음바페의 마킹이 빠졌다는 소식이 소셜 미디어(SNS)를 통해 공개돼 팬들의 기대감은 더욱 커졌다. 마드리드에 또 한 명의 프랑스 출신 스타가 오는 그림이 그려졌다.
하지만 반전은 6월이 되기 전에 찾아왔다. 음바페가 PSG와 2025년까지 3년 계약을 맺은 것이다. 특히 막대한 연봉은 물론, 코칭 스태프 선임 과정에도 개입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받았다는 주장도 있었다. 이어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의 잔류 설득이 있었다는 보도도 이어졌다.
우여곡절 끝에 잔류한 음바페는 다시 한번 자신의 가치를 입증했다. 특히 2022~23 시즌 중 열린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에서 연일 맹활약을 펼쳤다. 그 중에서도 아르헨티나와의 결승전 해트트릭이 단연 돋보였다. 승부차기 끝에 축구의 신 메시에게 무릎을 꿇었지만, 음바페의 활약을 나무라는 이는 없었다. 오히려 그의 향후 커리어가 어디까지 올라갈지 팬들의 시선이 모였다.
하지만 음바페의 2022~23시즌은 마지막 성적표는 아쉬움의 연속이었다. 그는 5시즌 연속 리그1 득점왕을 차지하긴 했으나, 팀은 2년 연속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16강에서 짐을 쌌다. 지난해 레알에 이어, 이번에는 바이에른 뮌헨(독일)에 졌다. 음바페 역시 별다른 활약을 펼치지 못하며 팀의 패배를 지켜봤다. 리그에서는 우여곡절 끝에 우승을 차지했으나, 기대를 모은 네이마르-메시와의 호흡은 꾸준하지 못했다. 네이마르는 부상으로 자리를 비웠고, 메시는 기복이 있었고 시즌 중엔 팀을 이탈하는 이슈를 만들기도 했다. 크리스토프 갈티에 감독은 여러 전술을 실험했지만, 경기력은 크게 나아지지 않았다.
이런 와중 지난 5월 프랑스 유력지 레퀴프는 “음바페가 지난해 PSG와 맺은 3년 계약은 2+1년으로, 선수 옵션이 포함됐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6월 음바페가 AFP통신을 통해 ‘선수 옵션을 실행하지 않겠다’고 서면으로 알리며 다시 한번 이적시장이 흔들렸다. 이는 2023~24시즌이 끝나면 음바페는 FA가 된다는 것을 의미했기 때문이다.
일단 PSG는 루이스 엔리케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기며 새 시대를 열었다. 특히 마르코 아센시오·마누엘 우가르테·밀란 슈크리니아르·셰르 은두르는 물론, 이강인을 영입하며 공격진과 미드필더진에 젊은 피를 수혈했다. 기대감을 모으는 영입이었다.
하지만 음바페는 팀과 동행하지 않았다. 앞서 엔리케 감독 선임 당시 알 켈라이피 회장은 음바페에 대해 “그가 PSG에 머무르기 원한다면, 새로운 계약에 서명해야 한다. 세계 최고의 선수가 FA로 떠나는 걸 허용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특히 2주 안에 결정을 내려야 한다는 경고성 메시지를 덧붙이기도 했다.
하지만 음바페는 ‘2023~24시즌 PSG에 남는다’ 외의 입장 표명은 없었다. PSG는 프리시즌 아시아 투어 명단에서 그를 제외하는 강수를 뒀다. 심지어 프랑스 현지 매체들은 “PSG는 음바페를 UCL 선수 명단에서도 제외할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물론 음바페 입장에선 급할 게 없다. 잔류한다면 약속된 연봉을 받을 수 있고, 시즌이 끝나면 이적은 더욱 원활하게 이룰 수 있다.
한편 최근 알 힐랄(사우디아라비아)이 음바페 영입을 위해 이적료 3억 유로(약 4222억원), 연봉 2억 유로(약 2815억원)를 준비했다는 소식이 전해지기도 했다. 특히 매체들의 보도를 종합해 보면 계약 기간은 단 1년이었고, 연봉에는 초상권이 모두 포함돼 최대 7억 유로(약 1조원)에 달한다는 주장도 있었다.
하지만 음바페는 사우디행을 거부했다. 사흘 전 프랑스 레퀴프는 “알 힐랄이 최근 말콤 영입을 위해 파리에 방문했는데, 음바페와 그의 측근은 협상을 거부했다”고 전했다.
결국 유력 행선지는 여전히 레알이다. 과연 레알이 PSG의 요구 이적료를 준비할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린다. 한편 29일 미국에서 프리시즌 일정을 소화 중인 카를로 안첼로티 레알 감독은 음바페 이적설에 대해 “물어봐도 상관없지만, 나는 대답하지 않을 뿐이다”며 말을 아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