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K리그가 아틀레티코마드리드(AT마드리드)를 이기는 저력을 선보였다. AT마드리드 선수들의 컨디션이 온전치 않은 상태에서 치른 친선전이라고 해도 K리그의 경쟁력을 볼 수 있는 한 판이었다.
팀 K리그는 지난 27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AT마드리드와 쿠팡플레이 시리즈 친선 경기에서 3-2로 이겼다. 결과는 ‘반전’이었다. 특히 전반전 내내 크게 밀렸다는 것을 고려하면, 놀라운 역전승이었다.
이승우(수원FC) 주민규(울산 현대) 나상호(FC서울) 등 국내 선수 11명을 앞세운 팀 K리그는 앙투안 그리즈만, 알바로 모라타 등이 선발 출전한 AT마드리드에 고전했다. 경기 시작 12분 만에 토마르 르마에게 실점했다. 골키퍼 이창근(대전하나시티즌)의 선방이 아니었다면, 대량 실점도 가능했다.
팀 K리그는 후반 들어 분위기를 확 바꿨다. 외국인 선수 위주로 후반에 임했고, 2군 격이 나선 AT마드리드를 상대로 경기를 주도했다. 안톤(대전)의 백 헤더 득점으로 추격을 시작한 팀 K리그는 한 골을 더 내줬지만, 팔로세비치(서울) 페널티킥 골과 이순민(광주FC)의 극장골에 힘입어 AT마드리드를 침몰시켰다.
승리 후 팀 K리그를 지휘한 홍명보 감독은 “결국 제일 중요하게 생각했던 건 커뮤니케이션이었다. 물론 각 포지션마다 한국인 선수와 외국인 선수를 잘 배치할 수도 있었겠지만, 더 나은 커뮤니케이션을 위해 출전 시간을 임의로 분배했다. 그게 더 효율적이라는 판단이었다”고 밝혔다.
K리그 올스타 격인 팀 K리그는 손발을 맞출 시간이 없었다. K리그에서 기량이 가장 빼어난 이들이 모였어도 조직력을 다질 기회가 없어 제 기량을 펼치기 힘든 환경이었다. 그런데도 철저한 연구와 목표 의식 덕에 깜짝 승리라는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
무엇보다 홍명보 감독의 계획된 전후반 선수 기용이 돋보였다. 홍 감독은 짧은 시간 내 조직력을 다지기 어렵다고 판단, 피치 위에서 소통을 원활히 할 수 있는 조합을 꺼냈다. 아울러 AT마드리드가 전반에 힘을 주고, 후반에 유망주들을 대거 투입할 것을 예상해 경험 많은 외국인 선수를 나중에 넣었다. 전력 열세를 기지로 극복한 것이다.
정태욱(전북 현대)은 “확실히 울산이 잘하는 이유가 있다는 것을 느꼈다. 감독님께서 장악력도 있고, 조직력에 확실히 신경을 쓰시더라. (울산이) 왜 K리그 1위를 달리는지 많이 느꼈다”며 “감독님이 미팅 때부터 승리에 대한 (갈망 같은) 걸 보여주셨다. 우리도 그에 맞춰서 조금 더 진중하게 경기에 임한 것 같다”고 승리 비결을 밝혔다.
정확한 킥으로 안톤의 동점 골을 도운 세징야(대구FC)는 “AT마드리드와 경기해서 좋았다. 이번 경기에서 한국 축구, 한국에서 뛰는 모든 선수의 실력을 보여준 것 같아 기분이 좋다”며 자부심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