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원중이 롯데 자이언츠를 대표하는 마무리 투수로 우뚝 섰다. 롯데 역사에 자신의 이름을 또 추가했다.
김원중은 지난 2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전 6-3으로 앞선 9회 초 등판해 1이닝 무실점을 기록, 시즌 18세이브를 기록했다.
김원중은 선배 손승락(현 KIA 타이거즈 퓨처스 감독)을 넘어 롯데 소속으로 가장 많은 95세이브를 올린 투수가 됐다. 손승락은 개인 통산 271세이브를 올렸으나, FA(자유계약선수) 이적한 롯데에선 94세이브를 기록했다. 김원중은 "감개무랑하다. 롯데 소속 최다 세이브 기록을 듣고 머릿속이 하얘졌다"며 "내가 이렇게 많은 세이브를 올렸구나 싶다"고 말했다.
원년팀 롯데는 팀을 대표하는 마무리 투수가 많지 않았다. 한 시즌 30세이브 이상 올린 투수도 박동희(1994년) 김사율(2012년) 김성배(2013년) 손승락(37세이브) 등 네 명뿐이다. 박동희와 김사율의 마무리 경력은 짧고, 김성배와 손승락은 외부에서 영입한 선수였다.
광주 동성고 출신 김원중은 2012년 1라운드 전체 5순위 지명을 받고 롯데에 입단했다. 빠른 공과 함께 다양한 구종을 습득한 그는 2015년 1군에 데뷔, 2019년까지 선발 투수로 활약했다. 하지만 기대만큼 활약을 선보이진 못했다.
손승락의 은퇴로 '뒷문 열쇠'를 넘겨받은 그는 2020년부터 마무리로 활약하고 있다. 마무리 전환 첫 시즌에 25세이브를 올린 김원중은 2021년 개인 한 시즌 최다 35세이브를 기록했다. 지난해 다소 주춤한 와중에도 17세이브를 올렸다.
김원중은 마무리 투수로 새 역사를 써내려 가고 있다. 롯데 투수로는 최초로 4년 연속 두 자릿수 세이브를 올렸다. 올 시즌 활약과 롯데의 잔여 경기를 고려하면 롯데 마무리 투수 역사상 최초로 개인 통산 100세이브 달성도 가능해 보인다. 지난 6일 SSG 랜더스전 1이닝 무실점으로 시즌 19세이브, 통산 96세이브를 기록했다.
리그 정상급 마무리 투수 반열에도 올라섰다. 그는 2020년 이후 삼성 라이온즈 오승환(106세이브) KT 위즈 김재윤(103세이브) LG 트윈스 고우석(98세이브)에 이어 네 번째로 많은 세이브를 기록 중이다. 김원중의 마무리 경력이 짧고, 이 기간 롯데의 승률이 가장 낮은 점을 감안하면 그의 팀 기여도는 누구에게도 빠지지 않는다.
김원중은 마무리를 맡고 야구 인생의 꽃을 피웠다. 자이언츠의 42년 역사상 가장 대표적인 마무리 투수로 발돋움했고,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에 뽑혀 태극마크도 달았다.
김원중은 마무리 투수를 맡은 뒤 장발 스타일을 고수하고 있다. 잠시 머리카락을 짧게 정리했지만 다시 특유의 헤어 스타일로 돌아왔다. WBC 대회 기간 해외 언론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마무리 김원중'의 트레이드 마크다.
김원중은 "이렇게 많은 세이브를 올리는 날이 올 줄 몰랐다. 구체적인 기록 목표보다 더 꾸준하게 승리를 지키는 선수가 되고 싶다"며 "(롯데 마무리 역사에) 더 많은 기록을 세우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