킬리안 음바페와 파리 생제르맹(PSG)의 동행은 어디까지일까. 조만간 개막을 앞둔 만큼, 둘 중 하나가 결단을 내릴 전망이다. 한편 PSG는 여전히 음바페를 훈련에서 제외할 것으로 보인다.
프랑스 매체 RMC 스포르트는 7일 오전(한국시간) “PSG와의 계약 연장을 거부한 음바페는 아시아 투어에 불참했던 것과 마찬가지로 팀 훈련에서도 제외된다”며 “PSG의 입장은 변하지 않았다. 음바페는 1군에서 제외된 선수들과 훈련을 진행한다”고 설명했다.
매체는 “PSG는 음바페를 위해 모든 종류의 해결책과 제안을 시도했지만, 음바페와 그의 측근은 거부했다. 이번 주말 개막하는 로리앙과의 경기 출전 여부도 불투명하다”고 덧붙였다.
같은 날 유력지 레퀴프는 “음바페는 이번 주말 로리앙과의 개막전은 물론, 툴루즈와의 경기에서도 소집되지 않을 전망”이라고 전했다.
‘음바페 매각’을 외친 PSG와 ‘잔류’를 선언한 음바페의 줄다리기는 여전히 팽팽하다.
당초 음바페 사가의 시작은 선수 본인이 만들었다. 지난 6월 이적시장 중 AFP 통신을 통해 ‘계약 연장을 하지 않겠다’라는 사실을 전한 것이다. 1년 전 음바페와 PSG가 맺은 3년 계약이 사실은 2+1년임을 인정하는 내용이었다. 5월에도 레퀴프가 “2022년 5월 음바페와 PSG의 계약은 3년 계약이 아닌 선수 옵션이 포함된 계약”이라고 주장했던 내용이 한 달 뒤에야 공식적으로 드러났다.
PSG 입장에선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황. 음바페가 선수 옵션을 사용하지 않는다면 동행은 2023~24시즌까지다. 만약 음바페가 재계약을 하지 않는다면, 1년 뒤 이적료 없이 그를 놓칠 위기에 처한 셈이다. 당연히 PSG는 음바페와의 재계약을 위해 공을 들였다.
하지만 음바페의 반응은 ‘무응답’이었다. 이에 다시 한번 그의 차기 행선지로 레알이 꼽혔다. 변수는 이적료. 레알은 계약 기간이 1년 남은 선수에게 큰돈을 사용할 생각이 없었다. 레알은 일찌감치 6월 이적시장에서 선수 보강을 마친 뒤 움직임을 멈췄다.
오히려 프랑스 르 파리지엥 등 현지 매체가 “음바페는 레알과 개인 협상을 마쳤다. 이번 여름에 이적한다”고 보도하기도 했으나, 선수 본인이 자신의 소셜 미디어(SNS)를 통해 ‘가짜 뉴스’라고 못 박았다. 2023~24시즌에는 PSG 소속으로 뛰겠다고 밝힌 셈이다.
한편 나세르 알 켈라이피 PSG 회장은 최근 루이스 엔리케 감독 취임 당시 “음바페가 PSG에 머무르길 원한다면 새 계약서에 사인해야 한다. 세계 최고의 선수가 자유계약(FA)으로 떠나는 걸 허용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당시 7월 내에 결정을 내려달라는 내용을 덧붙이기도 했다.
하지만 음바페의 입장은 요지부동이었다. 오히려 음바페는 공개석상에서도 놀라운 발언을 했다. 지난달 8일 프랑스 매체 레퀴프와 프랑스 풋볼이 선정한 2022~23시즌 최고의 프랑스 선수상을 수상한 음바페는 “PSG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에서 우승하기 위해 무엇을 해야할지 모르겠다. 나는 그저 최선을 다해 내 일을 하려고 노력할 뿐”이라면서도 “PSG에 뛰는 건 도움이 되지 않는다. 여기는 분리된 팀이다”고 말했다.
발언과 별개로 음바페는 2022~23시즌 공식전 43경기 41골 10도움을 올리며 맹활약을 펼쳤다. 5년 연속 리그1 득점왕을 차지했고, 팀의 우승을 이끌었다. 네이마르가 부상으로 빠지고, 리오넬 메시 역시 PSG와의 불화로 분위기가 안 좋았던 상황을 감안하면 음바페의 분전은 눈부셨다. 음바페의 통산 6번째 리그 우승. 시즌 중 열린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에선 결승전 해트트릭이라는 진기록을 이뤄내기도 했다. 비록 승부차기 끝에 져 준우승을 거뒀지만, 음바페의 원맨쇼는 전 세계를 통해 중계됐다. 그의 나이는 여전히 만 24세다.
그런 음바페를 PSG는 아시아 투어에서 제외하는 강수를 뒀다. 짧은 프리시즌이었지만, 음바페는 르 아브르와의 비공식 연습경기에서 뛴 것이 전부다. 그는 여전히 프랑스에 남아 훈련을 소화했다. 한 차례 휴가를 떠난 장면이 잡히기도 했다.
그 사이 사우디아라비아가 음바페 영입을 위해 손을 내밀기도 했다. 영국 가디언은 지난달 25일 “알 힐랄이 음바페 영입을 위해 3억 유로(약 4254억원)를 투입할 준비가 됐다”면서 “알 힐랄은 단 한 시즌 음바페 사용을 위해 3억 유로를 투자할 것”이라고 전했다.
매체는 “이 결정은 음바페가 PSG와의 재계약에 서명하지 않으면서 시작됐다”며 “구단은 결국 음바페를 아시아 투어에서도 제외했다. 구단은 음바페를 판매하기로 결정했다”고 덧붙였다.
이어 “PSG는 알 힐랄의 제안을 받아들일 것이다. 하지만 아직 음바페와 알 힐랄간의 대화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계약 조건은 말 그대로 ‘파격’이었다. 당시 알 힐랄이 음바페를 위해 준비한 연봉은 2억 유로(약 2834억원)다. 이어 초상권 관련 수익이 모두 음바페에게 가는 조건인데, 이 경우 총규모는 연 7억 유로(약 9928억원)에 달할 것이라 설명했다. 초상권 관련 수익은 고정적인 금액은 아니다. 다만 앞서 인터 마이애미(미국)와 계약한 리오넬 메시 역시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 중계권을 가진 애플TV(애플의 OTT서비스) 구독료 수익 일부를 받는 조항을 넣은 바 있다. 메시 역시 언론에서 알려진 5000만 유로(약 700억원) 이상의 금액을 수령할 전망이다. 과거 데이비드 베컴 인터 마이애미 공동 구단주 역시 LA갤럭시와 계약하기 위해 연봉을 30% 수준으로 삭감했지만, 여러 광고 수익을 계약 조건에 포함하며 한 해에 500억 이상의 연봉을 수령한 바 있다.
앞서 알 힐랄은 리오넬 메시(인터 마이애미) 영입을 위해 연봉 4억 4000만유로(약 5741억원)를 준비했는데, 이번에도 파격적인 대우를 준비한 셈이다.
하지만 ‘프랑스의 주장’은 사우디를 택하지 않았다. 이틀 뒤 레퀴프는 “알 힐랄은 사실상 ‘무제한’에 가까운 돈을 쓰려는 계획이었지만, 음바페와 그의 측근은 사우디아라비아 클럽과의 협상을 거부했다”고 보도했다.
사우디 오퍼를 거절한 음바페는 여전히 프랑스에 있다. 리그1 개막을 앞뒀지만 달라진 건 없었다. 만약 이대로 PSG가 음바페를 선수 명단에서 제외한다면 그는 2023~24시즌의 전반기를 쉴 가능성도 있다. 현지 매체는 개막 주까지 음바페의 선수 등록을 마쳐야 한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선수 등록 기간은 여름과 겨울 이적시장 기간 두 차례 진행되는데, 만약 음바페가 이번 여름에 등록이 안 된다면 1월까지는 출전이 불가능하다.
축구 팬들이 기대한 네이마르·음바페·이강인 조합이 단 한 차례도 가동되지 않을 수 있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