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롤스터가 ‘2023 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이하 LCK)의 서머 정규 리그에서 1위에 올랐다. 5년 만에 오른 정상이다. 비결은 팀워크였다. 이제 LCK 최종 왕좌를 노린다. 복병은 역시 ‘페이커’ 이상혁이 버티고 있는 T1이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6월 7일 개막한 ‘2023 LCK’ 서머 정규 시즌이 16연승을 달린 KT가 1위(17승1패)를 차지하며 마무리됐다. KT가 LCK 정규 리그에서 1위를 차지한 것은 2018년 서머에 이어 5년 만이다.
KT의 16연승 대기록은 실수를 계기로 다져진 팀워크의 결과라는 평가다.
KT는 2023 시즌을 앞두고 경력이 많은 선수들로 라인업을 구축했다. 톱 라이너 '기인' 김기인, 미드 라이너 '비디디' 곽보성, 서포터 '리헨즈' 손시우 등 LCK에서 5년 이상 활동했지만 국제 대회 우승 경험이 없는 선수들을 영입했다. 주전 5명의 평균 연령이 다른 팀보다 최소 두세 살이 많고 경험도 풍부한 베테랑들로 팀을 꾸렸다.
KT는 서머 1주차에서 변곡점을 맞았다. 지난 6월 9일 젠지와의 경기에서 당시 구매 불가 아이템이었던 '스태틱의 단검'을 사는 실수를 했다. 심판진은 아이템 구매를 되돌리라고 지시했고, 항의하던 강동훈 KT 감독은 2주간 ‘출전 금지’라는 징계를 받았다.
강동훈 감독은 "이 실수가 팀워크를 더욱 다질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 때 선수들이 해내야 하는 과업을 제시했고, 최승민 코치와 선수 5명이 충실하게 이행해 팀 전체가 하나로 뭉쳤다”며 “그 결과 서머 막판까지 연승을 이어갈 수 있었다”고 말했다.
강동훈 감독의 말대로 KT는 서머 정규 리그 마지막 경기까지 연승을 달렸다. 8연승을 이어가는 동안 한 세트도 패하지 않았는데, 지난 7월 13일 한화생명e스포츠와의 경기에서 1세트를 승리해 LCK 단일 스플릿 최다 세트 연승 기록과 타이기록을 세웠다. 2세트를 내줘 세트 연승 신기록을 세우지는 못했지만 3세트를 가져가며 KT 창단 이래 최다 연승의 역사를 썼다.
KT는 지난달 22일에는 서머 개막 이후 한 번도 패하지 않았던 젠지를 2라운드에서 만나 2-0으로 깔끔하게 잡아내며 단독 1위에 올랐고, 이달 6일 정규 리그 마지막 경기였던 리브 샌드박스까지 2-0으로 꺾으며 16연승으로 마무리했다.
더욱이 리드 샌드박스와의 경기 2세트에 2군 멤버들을 내세워 승리해 선수들에게 경험과 자신감을 심어줬다.
KT는 8일 시작한 LCK 플레이오프에서 서머 최종 우승에 도전한다. 정규 리그의 16연승 기세를 몰아 정상에 오르면 2018년 서머 이후 5년 만이다. 어느 때보다 우승 가능성이 높지만 방심할 수 없다. 특히 강동훈 감독은 이상혁이 부상에서 복귀하면서 기세를 올리고 있는 T1을 가장 까다로운 팀으로 꼽았다. 그는 “이상혁 복귀로 팀적으로 더 단단해지는 걸 봤다”며 경계했다.
T1은 이번 서머 정규 리그에서 큰 위기를 맞으면서 플레이오프 진출이 어려워질 뻔했다.
T1은 서머 4주차까지 6승2패라는 좋은 성적을 거뒀지만 주력 선수인 이상혁이 오른쪽 손목과 팔 통증으로 빠지면서 위기를 맞았다. 실제로 이상혁이 빠진 이후 1승7패를 기록했다. 후반부에는 다섯 경기를 연달아 패하며 2019년 스프링 이후 4년 만에 5연패를 당하기도 했다. 6승2패였던 성적은 7승9패로 떨어졌다.
T1은 이상혁이 복귀한 9주차부터 다시 살아났다. 지난 2일 광동 프릭스를 상대로 복귀전을 치른 이상혁은 완벽한 컨디션은 아니었지만 팀 전체에 긍정적인 영향력을 미치면서 2-0 승리를 이끌었다. 4일 리브 샌드박스와의 대결에서도 2-1로 승리한 T1은 9승9패를 기록, 5위로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T1은 9일 디플러스 KIA와 플레이오프 2라운드를 진행한다. 여기서 승리한다면 우승 가능성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2023 LCK 서머 결승 진출전과 최종 결승전은 19일과 20일 이틀 동안 대전광역시 유성구에 위치한 대전컨벤션센터 제2 전시장에서 열린다. 결승전에서 승리한 팀은 ‘2023 롤드컵’에 LCK 1번 시드 자격으로 출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