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밤 11시에 시작됐던 PBA 3차 투어 결승전 당시 PBA 스타디움 전경. 프로당구협회 제공사진=프로당구협회 프로당구협회(PBA)가 이르면 개인전 4차 투어부터 경기 시간을 앞당기는 방안을 추진한다. 자정에 가까운 시간에 시작, 새벽에 끝나는 이른바 '심야 편성'을 두고 팬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중계방송사와 합의 등 풀어야 할 매듭은 있지만, 내부적으로는 시간대 조정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된 것으로 전해졌다.
PBA 관계자는 10일 본지와 통화에서 "아직 공식적으로 결정된 사안은 아니지만, 이달 말 PBA·LPBA 4차 투어부터는 결승전 시간대가 조금 당겨지지 않을까 예상하고 있다. 공론화가 되고 있는 문제이기 때문에 내부적으로도 계속 논의를 하면서 시간대를 최대한 당길 수 있는 방안을 찾고 있다"고 전했다.
그동안 프로당구는 주요 경기가 대부분 늦은 시간에 시작돼 팬들의 불만이 컸다. 지난달 열린 PBA 3차 투어 남자부 결승의 경우 오후 11시 5분에 시작됐다. 풀세트 접전 속 마지막 7세트가 시작된 시간이 이튿날 오전 1시 37분이었다. 앞서 열린 여자부 결승 역시 다르지 않았다. 모든 일정이 끝난 시간은 새벽 2~3시였다. 매일 4경기씩 펼쳐지고 있는 팀리그 역시 마지막 경기는 오후 11시에 시작해 비슷한 시간에 끝난다.
경기들이 자정 가까운 시간에 시작되니 팬들의 불만도 클 수밖에 없다. 졸린 눈을 비비며 중계를 보는 것도 부담스러운 시간대인데, 경기장을 직접 찾아 관전하는 건 현실적으로 더 어렵다. 최근 고양 킨텍스에 야심 차게 문을 연 PBA 스타디움에 일반 관중들의 모습을 쉽게 보기 힘든 이유다.
경기가 늦게 편성되는 가장 큰 이유는 중계방송 사정 탓이다. 프로당구는 당구 전문채널뿐만 아니라 스포츠 채널도 중계한다. 스포츠 채널은 매일 프로야구를 중계하다 보니 편성이 쉽지 않다는 게 PBA 측 설명. 프로야구 중계가 끝나고, 하이라이트 프로그램까지 끝난 뒤에 프로당구 중계가 편성되는 순이다. 자연스레 경기 시간이 늦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손을 놓고 있을 수만은 없다. 팬들의 불만이 큰 상황인 만큼 PBA도 시간 조정을 논의 중이다. 이르면 PBA·LPBA 4차 투어부터 조정이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 4차 투어부터는 PBA와 LPBA가 분산 개최돼 전체 투어 기간도 더 늘었다. 결승전 등 경기 시간을 조금이라도 앞당기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물론 PBA의 결정만으로 이뤄질 사안은 아니다. 중계방송사와 합의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PBA 관계자는 "당구 전문채널은 생중계를, 스포츠 채널은 지연 또는 녹화중계를 하는 게 최선이겠지만 결국 합의점을 찾아야 한다"며 "전용구장도 생기고 관중들도 받게 되면서 시간을 앞당겨야 한다는 인식을 내부적으로도 하고 있다. 충분히 인지하고 있고, 또 그렇게 해야 된다고 생각한다. 조만간 긍정적인 소식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