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게이머 '페이커'(본명 이상혁)를 살해하겠다는 글이 인터넷에 올라와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11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경찰청은 전날 오후 10시께 온라인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에 "페이커가 속한 팀 'T1'의 숙소에 찾아가 흉기로 해치겠다"는 글이 게시됐다는 신고를 접수했다.
경찰은 최근 온라인 살인예고 수사가 서울에 집중되는 점을 감안해 사건을 대전경찰청에 맡기기로 했다. 경찰은 인터넷 주소(IP)를 추적해 작성자 신원을 확인한 뒤 검거할 방침이다.
앞서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살인예고’ 게시글 작성자 중 119명을 검거했다. 국가수사본부는 이날 오전 9시까지 전국에서 '살인예고' 게시물 315건을 적발해 작성자 119명(중복 게재 4명)을 검거했다고 밝혔다. 살인예고 글 작성 건수는 지난 7일 오후 6시 194건에서 121건 늘었다. 검거 인원은 지난 8일 오전 9시 기준 67명에서 52명 늘었다.
특히 10대 청소년 사이에 유행처럼 번져 지난 7일까지 검거된 피의자 65명 중 34명(52.3%)이 미성년자였다. 이 중에는 형사처벌을 받지 않는 만 14세 미만 촉법소년도 다수 포함된 것으로 파악된다. 경찰은 촉법소년이라도 범죄 혐의가 인정되면 관할 법원 소년부에 직접 송치해 소년보호처분을 받도록 조치하고 있다.
국민 불안을 증폭시키는 살인예고 글 범죄가 끊이지 않자 검찰과 경찰은 범죄의 중대성과 도주·증거인멸 가능성 등을 따져 구속 수사를 하겠다는 방침이다.
대검찰청에 따르면 이날까지 전국에서 살인예고 글을 작성한 혐의 등으로 구속된 피의자는 12명이다. 이들 중 지난 7일 동대구역에서 흉기를 가방에서 꺼내려다 떨어뜨리면서 검거된 A씨를 제외하면 온라인에서 살인예고 글을 작성한 혐의로 구속된 피의자는 11명이다.
구속된 12명 중 20대가 5명으로 가장 많았다. 30대가 4명, 40대가 1명이었고 만 19세여서 10대로 분류된 피의자도 2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