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체기를 벗어난 한국 배드민턴이 항저우 아시안게임(AG) 전 종목 메달 획득을 목표로 내세웠다.
대한배드민턴협회는 지난 16일 충북 진천 국가대표선수촌 챔피언하우스 대강당에서 미디어데이 행사를 진행했다. 21일부터 열리는 2023 세계선수권대회와 9월 AG를 앞두고 김학균 감독 이하 코칭스태프와 각 종목 선수 대표 선수들이 각오를 전했다.
이 자리에서 김학균 감독은 “그동안 선수들에게 부담을 줄 거 같아서 구체적으로 말하진 못했지만, 출전하는 전 종목(7개)에서 메달이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한국은 지난 6일 막을 내린 호주오픈까지 올 시즌 출전한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주최 21개 대회에서 금메달 23개, 은메달 17개, 동메달 23개를 획득했다. 17일 기준으로 팀 랭킹 2위에 올라 있다. 지난 3월에는 가장 권위 있는 전영오픈에서 금메달 2개, 은메달 2개를 가져왔다.
배드민턴이 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1992 바르셀로나 대회부터 2008 베이징 올림픽까지 금메달만 6개를 획득하며 ‘셔틀콕 강국’으로 인정받은 한국은 이후 2012 런던 올림픽부터 2022 도쿄 대회까지 3연속 금메달 사냥에 실패하며 침체기에 빠졌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AG에선 1978년 방콕 대회 이후 40년 만에 전 종목 메달 획득에 실패 하는 수모를 당하기도 했다.
한국 배드민턴은 한 달 앞으로 다가온 항저우 AG에서 명예 회복을 노린다. 대표팀 간판선수 안세영은 여자단식 금메달 후보 1순위다. 그는 올 시즌만 BWF 대회에서 7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출전한 12개 대회 모두 포디움(시상대)에 오르며 승승장구했다. 안세영은 “자카르타 대회 때는 부족했지만, 그사이 많을 것을 채웠다. 이번 대회는 그동안 열심히 준비한 성과를 확인하러 가는 것”이라며 자신감을 보여줬다.
여자복식도 금메달을 노릴 수 있다. 김소영-공희용 조(랭킹 3위)와 이소희-백하나 조(4위) 모두 세계 톱클래스다. 특히 2020 도쿄 올림픽에서 동메달을 딴 ‘킹콩 듀오’ 김소영-공희용 조는 지난달 30일 일본오픈 결승전에서 랭킹 1위 자이판-천칭천(중국) 조를 완파하며 상승세를 탔다. 이경원 여자복식 코치는 “한국 조(가 대결하는) 결승전이 성사되는 게 내 목표”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서승재가 급성장하며 전력이 향상된 남자복식·혼합복식도 메달 획득이 유력하다. 서승재는 올 시즌 강민혁과 조를 이뤄, 남자복식 BWF 대회에서 두 차례 우승을 차지했다. 서승재는 지난 3월 전영오픈에선 채유정과 호흡해 혼합복식 은메달을 땄다.
남자단식 전혁진은 현재 랭킹(51위)은 낮지만, 2014 인천 AG 남자 단체전 금메달을 이끌었을 만큼 저력이 있는 선수다. 2018년 당한 무릎 부상 재활 치료를 마치고 그동안 꾸준히 기량을 끌어올렸다.
김학균 감독은 “먼저 열리는 남·여 단체전에서 좋은 성과를 내면, 그 시너지 효과가 개인 종목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선수들이 다부진 각오로 이번 AG를 준비했다. 많은 응원 부탁한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