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경엽 LG 트윈스 감독이 복덩이로 떠오른 신민재를 두고 한 평가다. 대주자 전문요원에서 주전 2루수로 올라서더니, 하위타순에서 2번 타순까지 치고 올라왔다.
시즌 초 염경엽 감독의 주전 2루수 구상은 베테랑 서건창이었다. 넥센 히어로즈(현 키움)부터 함께한 인연으로 서건창의 부활을 자신했다. 하지만 서건창은 31경기에서 타율 0.207의 초라한 성적표를 남긴 채 3개월 넘게 2군에 머무르고 있다.
2015년 육성 선수(두산 베어스)로 입단한 신민재가 그 자리를 꿰찼다. 지난해까지 195경기에서 156타석 소화에 그쳤다. 대주자, 대수비로 출장 빈도가 높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올 시즌는 벌써 193타석을 소화했다.
염경엽 감독에게 매력을 어필한 덕분이다. 신민재는 올 시즌 88경기에서 타율 0.327 21타점 32득점을 기록하고 있다. 전매특허인 빠른 발을 이용해 리그 도루 1위(29개)에 올라있다.
신민재는 3할대 타율을 기록하는 동안에도 부담이 적은 9번 타순에 주로 배치됐다. 최근에는 리드오프 홍창기와 함께 테이블 세터를 구성하고 있다. 지난 12일 키움 히어로즈전부터 20일 SSG 랜더스전까지 8경기 연속 2번 타순에 기용됐다.
염경엽 감독이 신민재를 2번 타순까지 끌어올린 건 가을 야구를 겨냥한 구상이기도 하다. 염 감독은 "신민재의 2번 타자 (테스트 결과는) 거의 합격 수준이다. 포스트시즌에서도 (2번 타순에) 무조건 써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신민재는 올 시즌 2번 타순(58타석)에서 타율 0.340 출루율 0.386을 기록할 만큼 잘 적응하고 있다. 9번 타순 성적(타율 0.306, 출루율 0.353)보다 오히려 좋다. 그 대신 기존에 2번 타자를 맡았던 문성주가 이달 중순 하위 타순으로 옮겼다. 문성주는 2번 타순에서 타율 0.299(시즌 0.313) 출루율 0.390(시즌 0.400)을 기록했다. '3할 타자' 문성주에게는 하위타순에서 해결사 역할을 기대한다.
신민재의 다재다능함이 사령탑의 마음을 제대로 훔쳤다. 염경엽 감독은 "(신)민재는 발이 빠르고 작전 수행 능력도 좋다. (단기전에서) 상대 1선발을 상대할 때는 선취점이 중요하다. 신민재는 번트도 댈 수 있고, 도루도 가능해 작전을 걸 수 있는 여지가 많다"고 설명했다.
정규시즌 우승을 향해 전진 중인 LG는 9월 확대 엔트리 시행 때 서건창의 복귀를 염두에 두고 있다. 그러나 신민재의 입지와 타순에는 변함이 없을 전망이다. 염경엽 감독은 "민재가 고맙게도 자기 것을 찾아가고 있다"고 흡족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