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리그 최하위(10위) 키움 히어로즈에 또 악재가 생겼다. 베테랑 선발 투수 정찬헌이 허리 수술이 필요하다는 소견을 받은 것이다. 사실상 시즌아웃이다.
정찬헌은 올 시즌 대체 선발 투수가 필요할 때마다 투입됐다. 정규시즌 초반 5선발로 낙점된 장재영이 부진하자 그가 대신 자리를 메운 뒤 전반기 내내 선발 로테이션을 소화했다. 후반기 시작 직후 장재영에게 다시 5선발 자리를 내줬지만, 지난달 29일 4선발 최원태가 LG 트윈스로 이적하며 공석이 생기자, 선발진에 재합류했다. 그렇게 궂은일을 맡아 하던 정찬헌마저 이탈한 것이다.
키움은 간판타자 이정후가 부상으로 이탈하고, 최원태까지 이적하며 급격히 전력이 떨어졌다. 24일 기준으로 리그 최하위(10위)다.
홍원기 키움 감독은 “안 좋은 상황 속에서도 이길 수 있는 경기는 꼭 잡아야 한다”라고 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포스트시즌(PS) 진출 가능성은 매우 낮다. 젊은 선수들에게 더 많은 경기 경험을 부여해 성장을 유도하는 게 낫다는 시선도 있다.
실제로 그동안 야수진은 리빌딩 행보를 시작했다. 최원태를 내주고 영입한 외야수 이주형을 8월 내내 주전으로 쓰고 있다. 3년 차 내야수 김휘집을 4번 타자로 투입하기도 했다. 신인 포수 김동헌도 후반기 베테랑 이지영보다 선발 출장이 더 많았다.
선발진도 본격적으로 새 얼굴 찾기에 돌입한다. 에이스 안우진과 후반기 안정감이 생긴 3년 차 기대주 장재영은 고정. 선발진 남은 한 자리와 대체 자원을 확보해야 한다.
가장 먼저 홍원기 감독에게 어필한 투수는 김선기다. 그는 정찬헌이 등판할 순번이었던 23일 고척 두산 베어스전에 나서 4이닝 동안 8피안타 5실점(2자책점)을 기록했다.
3회 초 수비에서 1루수 김웅빈이 실책을 연달아 범한 탓에 고전했지만, 삼진 6개를 잡는 등 좋은 구위를 보여줬다. 홍원기 감독도 “수비 도움을 받지 못했지만 인상적인 투구를 했다”라고 칭찬했다. 홍 감독은 오는 27일 삼성 라이온즈전 선발로 김선기 투입을 예고했다.
키움이 올해 신인 드래프트 2라운드에서 뽑은 우완 오상원도 지난 20일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데뷔 첫 선발 등판에 나섰다. 그는 이번주 롱릴리버로 대기한다.
키움에 중요한 건 남은 시즌 선발 한 자리를 메우는 게 아니다. 롱런할 수 있는 젊은 선발 투수를 찾는 것이다. 1991년생 김선기는 상대적으로 1군 등판 경험이 많지만, 리빌딩 기조에는 어울리지 않는다.
최원태를 내주며 이주형과 함께 데려온 김동규, 2022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1차 지명한 주승우, 2022년 2차 2라운더 노운현 등 유망주들이 현재 퓨처스리그 선발 로테이션을 소화하고 있다. 이들도 남은 정규시즌 1군에서 선발 등판 기회를 얻을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