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를 향해가던 서진용(SSG 랜더스)의 도전이 마무리됐다. 서진용은 지난 27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전에서 5-4로 리드하는 9회 초 등판해 안타 2개와 희생 플라이로 동점을 허용했다. 올 시즌 35번째 세이브 기회에서 처음으로 실패한 것이다.
이날 전까지 서진용은 50경기에 나서 2승 2패 34세이브를 기록 중이었다. 평균자책점 1.40으로 뛰어났으나 '완전무결'은 아니었다. 26일 기준으로 이닝당 출루 허용(WHIP)이 1.48명이나 됐다. 꾸준히 주자를 내보낸 것이다. 같은 기간 김재윤(KT 위즈·0.91명)이나 김원중(롯데 자이언츠·1.19명) 등 다른 정상급 마무리 투수들이 남긴 기록에 비해 안정감이 떨어졌다.
27일 경기도 마찬가지였다. 9회 등판한 서진용은 1사 후 정수빈과 김재호에게 연속 안타를 허용해 주자를 쌓았다. 지금까진 이 상황에서 병살타를 유도하며 탈출했지만, 이날은 호세 로하스에게 희생 플라이를 허용하며 동점을 내줬다. 팀이 10회 초 석 점을 내고, 서진용이 10회 말까지 막아냈다. 그의 이날 최종 기록은 2이닝 1실점. 시즌 첫 블론세이브를 기록한 날 3승째를 거둔 것이다.
28일 기준으로 서진용은 여전히 2위권과의 세이브 차이가 9개에 달한다. 이변이 없다면 구원왕 수상은 확정적이다. 다만 27일 블론 세이브로 역대 최초의 '0블론 구원왕'을 노리던 도전도 마무리됐다.
2006년 KBO리그가 블론 세이브를 집계한 이후 1블론 구원왕은 오승환(2011·2012·2021년)과 하재훈(SSG·2019년)등이 있었다. 그러나 '0블론 구원왕'은 아무도 없었다. 2021년 조상우(키움 히어로즈)가 유일하게 블론 세이브 없이 두 자릿수 세이브(15개)를 거둔 바 있다.
그러나 블론 세이브가 나왔다고 해서 서진용의 공헌도를 낮잡아 볼 수는 없다. 올 시즌 투·타 성적 모두 지난해에 미치지 못했던 SSG가 후반기까지 선두권 싸움을 이어가는 건 서진용이 지켜낸 승리가 많았기 때문이다. 34번의 세이브는 물론 3번의 구원승 역시 그의 공이었다. 시즌 WAR(대체선수 대비 승리기여도)에서도 서진용은 스포츠투아이 기준 2.02(구원 2위), 스탯티즈 기준 3.77(구원 1위)을 기록 중이다.
투수 출신인 김원형 SSG 감독은 "진용이가 오늘 시즌 첫 블론 세이브를 했지만, 그동안 너무나 잘해줬다. 오늘(27일) 2이닝을 던져주면서 승리에 크게 기여했다. 정말 고생 많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