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적 과정에서 잡음도 없었고, 구단은 출국길 배웅까지 나섰다. 선수는 구단에 고마움을 전하며 친정팀 복귀를 약속했다. 대전하나시티즌과 배준호의 ‘아름다운 이별’ 과정이다.
‘K리그 신성’ 배준호가 스토크 시티(잉글랜드 2부) 입단을 위해 영국으로 출국한 지난 28일.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 출국장엔 배준호의 가족과 에이전트뿐만 아니라 구단 관계자들도 나왔다. K리그에서 뛰다 유럽으로 진출한 다른 선수들의 출국 풍경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였다.
그동안 소속 선수의 해외 진출이 확정적인 분위기가 되면 구단들은 출국 전부터 선수에게 손을 떼는 경우가 많았다. 출국 일정 등도 구단이 아닌 에이전트 등을 통해 공유됐다. 구단 입장에선 '이제는 우리 선수가 아니다'라며 일찌감치 선을 긋는 분위기였다. 자연스레 유럽 진출에 대한 각오조차 밝히지 못한 채 조용히 출국한 선수들도 적지 않았다.
배준호의 출국길 풍경은 그래서 의미가 컸다. 구단 사무국장과 홍보 담당자 등 관계자들은 당일도 아닌 전날 미리 올라와 배준호 배웅을 준비했다. 배준호의 출국 인터뷰 계획부터 인터뷰 시간·장소까지 모두 구단이 컨트롤했다. 덕분에 배준호는 취재진 앞에서 유럽 진출에 대한 포부를 밝힐 수 있었다. 소식을 듣고 찾아온 팬들의 응원까지 받으며 기분 좋게 출국했다.
구단 관계자는 “배준호는 우리 팀의 소중한 선수다. (대전 구단을) 하나금융그룹이 인수해 기업구단으로 전환된 뒤 첫 해외진출 선수여서 구단에도 의미도 큰 선수”라며 웃었다. 대전에서 활약하며 팬들의 사랑을 많이 받았던 배준호가 유럽으로 진출했으니 축하하는 건 당연하다는 것이다.
이적 과정부터 대전 구단과 이민성 감독 등 모두 배준호의 유럽 진출을 적극적으로 돕고 응원했다. 팀의 핵심 선수인 만큼 전력 손실이 불가피하겠지만, 그가 가진 재능과 도전 의지 등을 존중한 결과였다. 여러 유럽 팀의 러브콜이 쏟아진 가운데 대전 구단은 이적료뿐만 아니라 배준호가 이적 후 꾸준히 출전할 수 있는지, 연봉 등 개인 조건은 어떠한지 등도 신중하게 따졌다.
배준호도 대전 구단에 고마움을 전했다. 유럽 도전을 이어가다 먼 훗날 K리그로 돌아오게 되면 당연히 대전으로 돌아올 것이라는 약속도 더했다. 배준호는 출국에 앞서 “이적 과정부터 구단이 너무 적극적으로 도와주셨다. 저한테 잘해주셔서 그룹에도, 구단에도 감사하다”며 “(향후 대전으로의 복귀는) 당연히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 너무 많은 사랑을 보내주셨고, 팬분들께 감사한 마음이 크기 때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