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여름 한국 축구 최고 유망주로 떠오른 배준호(20)가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 리그) 스토크 시티에 합류했다.
스토크는 31일(한국시간)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구단은 K리그 대전하나시티즌에서 활약한 미드필더 배준호를 영입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배준호는 스토크와 4년 계약을 체결했으며, 곧바로 팀 훈련에 합류할 예정이다. 이적료는 별도로 공개되지 않았으나, 축구계에 따르면 200만 유로(약 28억원)선인 것으로 알려졌다.
구단은 배준호에 대해 “그는 지난 6월 2023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에서 한국 U-20 대표팀의 4강 진출을 도왔다. 6경기에 출전했고, 에콰도르전에선 득점을 올리며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고 소개했다. 이어 “20세인 그는 2022년 1월 대전에 입단한 뒤, 팀이 7년 만의 승격을 하는 과정에서 10경기 출전했다. 올 시즌에는 리그 17경기 출전했고, 대구FC와 FC서울 전에서 득점을 터뜨렸다”고 올 시즌 활약상을 전했다.
리키 마틴 스토크 테크니컬 디렉터는 구단을 통해 “배준호는 이번 여름 아르헨티나에서 열린 U-20 월드컵에서 우리 스카우트 팀의 눈에 띈 떠오르는 인재다”면서 “우리는 영국과 유럽 외 선수들을 찾았고, 이번 시즌 그의 K리그 활약상을 지켜봤다. 그는 계속해 기술적인 능력과, 우리 팀에 걸맞은 활약을 보여줬다”고 설명했다.
이어 “배준호에게는 분명 적응 단계가 필요하지만, 우리는 그의 잠재력에 기대하고 있다. 그가 우리 구단과 잉글랜드 경기에 익숙해지면서 계속 발전할 것이라 믿는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같은 날 대전하나시티즌 구단도 보도자료를 통해 배준호의 이적 소식을 알렸다. 최근 대전은 그의 출국길까지 배웅하며 아름다운 이별 과정을 보여준 바 있다. 팬들 역시 훗날 복귀한다면 대전으로 돌아와 달라는 의미로 별도 제작한 티켓을 선보이기도 했다.
배준호는 스토크 구단을 통해 “항상 잉글랜드에서 뛸 수 있는 기회를 갖고 싶었다. 꿈이 이뤄졌다”고 운을 뗐다. 이어 “이것은 시작에 불과하며, 스토크에서 오랫동안 성공적인 커리어를 쌓고 싶다. 잉글랜드에 합류하면서 경기장 안팎에서 적응해야 하지만, 최대한 빨리 적응해 팀에 보탬이 되고 싶다”고 다부진 각오를 전했다.
이번 여름 그 누구보다 주목받은 배준호가 단숨에 잉글랜드 무대를 밟았다. 이미 2022년부터 대형 유망주로 기대를 모은 배준호는 지난 2023 FIFA U-20 월드컵에서 김은중호의 핵심 미드필더로 활약하며 더욱 주목받았다. 특히 16강 에콰도르전에 선발 출전해 1골 1도움을 올리며 팀의 8강행을 견인했다.
대회에서의 맹활약에 FIFA는 당시 4강 이탈리아전을 앞두고 “배준호는 창의적이고 상대가 예측하기 어려운 플레이를 선보인다”고 소개했다. 당시 김은중호를 꺾은 ‘적장’ 카르미네 눈치아타 이탈리아 U-20 대표팀 감독도 “10번(배준호)이 특히 훌륭했다”고 지목할 정도였다.
이제 막 프로 2년 차지만, 일찌감치 유럽 이적설에 이름을 올렸다. 선수 본인 역시 대전 소속 U-20 대표팀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지금은 확정된 게 없다”면서도 “최대한 빨리 도전하고 싶다는 포부를 숨기지 않았다.
배준호의 존재감은 해외 명장도 주목했다. 배준호는 지난 7월 휴식기 중 팀 K리그에 승선,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스페인)와의 ‘쿠팡플레이 시리즈 1차전’에 당당히 선발 출전해 유럽 정상급 선수들과 격돌했다. 당시 배준호는 전반전을 소화한 뒤 물러났는데, 경기 뒤 디에고 시메오네 아틀레티코 감독은 ”전반전 33번(배준호)가 우리 수비 라인 사이에서 보여준 플레이가 인상적이었다“고 지목했다. 넘치는 재능을 숨기지 못한 모양새다.
일찌감치 재능을 입증한 배준호가 이제는 잉글랜드 무대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스토크는 지난 2017~18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19위를 기록해 강등된 뒤 계속 2부에 머무르며 자존심을 구긴 상태다. 지난 시즌에도 16위에 그쳤다. 올 시즌에도 리그 첫 4경기서 2승 2패로 희비가 엇갈렸다. 배준호가 빠른 적응 후 팀에 녹아들 수 있을지가 관전 요소다. 스토크는 내달 2일 프레스턴 노스 엔드와의 2023~24 챔피언십 5라운드를 펼친 뒤 A매치 휴식기를 갖는다.
김우중 기자 ujkim50@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