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위 팀 상대로 완벽투를 펼쳤던 곽빈(24·두산 베어스)이 1위 LG 트윈스를 상대로도 호투하며 에이스 자존심을 세웠다.
곽빈은 31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3 KBO리그 정규시즌 LG 트윈스와 맞대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3피안타 5볼넷 1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이날 직구 최고 구속은 152㎞/h를 찍었다.
11승 기회도 생겼다. 5회까지 0-0으로 팽팽했던 균형이 6회 초 김재환의 적시타로 깨져 1-0 리드 상황이 됐고, 곽빈은 6회 말을 막으면서 시즌 11승 요건을 갖추고 투구를 마무리했다. 앞서 25일 SSG 랜더스전 8이닝 무실점에 이어 2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요건을 달성, 개인 연승 조건도 함께 갖추고 7회 마운드를 내려갔다.
9승 달성 후 3경기 연속 승리 추가에 실패했던 곽빈은 지난 25일 SSG전에서 8이닝 무실점 투구로 10승 '4수'에 성공했다. 10승 숙제를 푼 덕분일까. 난적 LG를 만난 31일 경기에서도 에이스다운 호투로 마운드를 지켰다.
LG는 이날 경기 전까지 두산을 상대로 8승 2패를 가져갔던 '천적'이었다. 곽빈 역시 LG전 3경기 1승 2패 평균자책점 6.14로 다소 부진했다. 3경기 중 2경기에서 호투했으나 5월 7일 맞대결에서 1과 3분의 1이닝 6실점을 기록하다 등 부상으로 강판당한 게 아쉬움을 남겼다. 특유의 제구 난조로 시즌 중 기복을 겪은 것도 올해 그가 풀 숙제 중 하나였다.
이날은 달랐다. 제구 난조는 분명 보였지만, 무너지지 않고 경기를 풀어갔다. 사사구는 많았으나 4이닝 동안 노히트 노런을 이어가 실점하지 않았다. 다소 볼카운트가 불리해도 도망가지 않은 덕에 꿋꿋하게 이닝을 소화하는 데 성공했다.
5회에야 첫 안타를 내줬다. 선두 타자 박동원이 그의 149㎞/h 커브를 공략해 노히트 행진을 끝냈다. 이어 후속 타자 문성주가 볼넷을 골라내 곽빈을 흔들었다. 후속 타자 박해민의 희생 번트로 1사 2·3루 위기. 무너질 수 있었지만 막아냈다. 코칭 스태프가 마운드를 다녀간 후 홍창기를 좌익수 뜬공으로 잡은 곽빈은 후속 타자 신민재도 1루수 땅볼로 잡고 실점 없이 5회를 마쳤다.
6회도 피안타 2개가 나왔으나 구위로 버텼다. 6회 초 양석환의 2루타와 김재환의 적시타로 한 점 지원 받은 곽빈은 6회 말 선두 타자 김현수에게 안타를 내줬다. 자칫 득점 후 실점으로 분위기를 내줄 위기였지만, 오스틴 딘과 문보경에게는 힘으로 붙어 이겼다. 오스틴은 146㎞/h 직구를 낮게 던져, 문보경은 낮은 스트라이크존에 걸치게 연달아 던진 슬라이더로 좌익수 뜬공을 유도했다. 2사 후 오지환에게 안타를 맞아 실점 위기는 이어졌지만, 앞서 첫 안타를 쳐냈던 박동원에게 커브로 2루 땅볼을 잡아 6회를 마무리했다.
한편곽빈이 내려간 마운드는 오른손 투수 김명신이 이어 받았다. 김명신이 7회 말을 무실점으로 묶으면서 경기는 8회 초 두산의 1-0 리드로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