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 우승자 출신 잔루카 잠브로타가 지난 시즌 김민재의 활약에 찬사를 보냈다.
잠브로타·마시모 오도(이상 이탈리아) 줄리우 세자르(브라질)는 11일 서울 영등포 페어몬트 앰배서더 서울 그랜드볼룸에서 레전드 3인 공식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이들은 다음 달 21일 예정된 ‘Legends All-star(레전드 올스타전)’을 위해 한국을 찾았다.
이들은 모두 선수시절 국가대표, 클럽에서 뛰어난 업적을 이룬 선수들이다. 특히 잠브로타, 오도는 지난 2006 FIFA 독일 월드컵 당시 이탈리아의 우승을 함께하기도 했다. 잠브로타는 AC밀란·유벤투스(이상 이탈리아) 바르셀로나(스페인), 오도는 AC밀란·나폴리(이탈리아) 바이에른 뮌헨(독일)에서 활약했다.
취재진은 뛰어난 측면 수비수로 이름을 남긴 이들에게 지난 시즌 세리에 A 나폴리에서 뛴 김민재의 활약상에 대한 질문을 했다.
오도는 “함께 경기를 할 순 없어 아쉽다. 나도 그와 같이 뮌헨에서 뛰었는데, 함께할 수 없어 안타깝다”면서 “수비수로서 김민재는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고 찬사를 보냈다.
잠브로타 역시 “내가 나이 때문에 그와 함께 뛸 행운을 누리지 못했다”고 운을 뗀 뒤 “나폴리가 33년 만에 우승을 차지하는 데 핵심 역할을 했다. 이탈리아가 그를 놓쳐 안타깝다. 그의 활약에는 찬사를 보낸다”고 입을 모았다.
지난 시즌 김민재가 쌓아 올린 위상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는 발언이다. 이미 지난달 한국을 방문한 파비오 칸나바로, 마르코 마테라치 역시 김민재에 대해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특히 중국에서 사령탑을 지낸 칸나바로는 “중국에서 지휘했을 때부터 그를 알고 있었다. 그때도 훌륭한 선수였다”고 돌아보며 “당시에는 실수가 종종 있었다. 하지만 지난 2년간 유럽에서 뛰며 큰 성장을 이뤘다. 지난 시즌 나폴리 우승의 키 플레이어였다”고 치켜세웠다.
지난 2022년 7월 나폴리 유니폼을 입은 김민재는 커리어 처음으로 이탈리아 세리에 A 무대에 입성했다. 현지 팬들의 반응은 좋지 않았다. 당시 나폴리의 대들보로 활약한 칼리두 쿨리발리를 대신해 영입된 수비수가 튀르키예 페네르바체에서 1년밖에 뛰지 않은 선수였기 때문이다. 팬들은 낯선 아시아 출신 수비수를 향해 담배 브랜드인 ‘KIM’을 인용, “김민재, 세 갑에 10유로(1만4000원)”라는 냉소 섞인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김민재는 본인의 실력으로 유럽 무대에서의 경쟁력을 입증했다. 입단 2개월 만에 이달의 선수상을 거머쥐더니, 시즌 내내 1군 주전으로 활약했다. 공식전 기록은 45경기 2골 2도움. 팀 내 플레이어 중 3번째로 많은 출전 시간을 기록했다. 나폴리의 33년 만에 우승은 물론, 창단 후 처음으로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8강 무대까지 견인했다. 비록 UCL 도전은 8강에서 멈췄지만, 김민재는 대회 기간 단 한 차례도 드리블 돌파를 허용하지 않았다.
세리에 A 사무국에서도 이같은 활약을 지나치지 않았다. 김민재는 아시아 출신 수비수로는 최초로 세리에 A 최우수 수비수상을 거머쥐었다. 시즌 베스트 11에도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성공적인 세리에 A 데뷔 시즌을 마친 김민재는 또 1년 만에 스텝업을 이뤄냈다. 2023~24시즌을 앞두고 독일의 거함 바이에른 뮌헨 유니폼을 입으며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이미 토마스 투헬 뮌헨 감독의 전폭적인 신뢰를 받으며 꾸준히 선발로 나서고 있다.
한편 김민재는 지난 7일 프랑스풋볼이 공개한 2023년 발롱도르 후보 30인 명단에 포함되기도 했다. 매체는 “뛰어난 운동 능력과 퍼스트 터치 능력을 보여줬다. 지난 시즌 이탈리아 세리에A에서 그보다 많은 패스를 시도하고, 또 성공시킨 선수는 없었다. 뮌헨으로 이적하기 전까지 나폴리에서 뛰며 칼리두 쿨리발리를 잊게 만들었다”고 치켜세웠다. 발롱도르 30인 후보 중 수비수는 단 3명인데, 김민재가 그 명단에 포함된 것이었다.
명실상부 ‘월드클래스’ 반열에 오른 김민재의 다음 활약상에 팬들의 시선이 모인다. 한편 위르겐 클린스만호에 승선한 김민재는 오는 13일 영국 세인트 제임스 파크에서 열리는 사우디아라비아와의 친선경기를 앞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