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환 인천 유나이티드 감독이 다시 한번 팬들을 위한 공약 이행에 나선다.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본선 진출 공약으로 내걸었던 원정 항공권 지원이다. 창단 20년 만에 처음으로 ACL 무대에 나서는 인천은 12월까지 일본(요코하마 F. 마리노스) 중국(산둥 타이산) 필리핀(카야 FC 일로일로) 원정 경기를 앞두고 있다. 조 감독은 팬들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다양한 지원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
조성환 감독이 팬들을 위한 ACL 항공권 지원 공약을 내건 건 지난해 9월이었다. K리그1 파이널 라운드 미디어데이 당시 “ACL에 진출하면 팬들을 위해 해외 원정 비행기 티켓을 공약으로 내걸겠다”고 밝혀 큰 화제가 됐다. 당시 인천은 승점 49로 리그 4위에 올라 창단 첫 ACL 진출권 경쟁을 펼치던 시기였다.
조성환 감독과 팬들의 바람대로 인천은 창단 처음으로 ACL 출전권을 따냈다. 승점 54(13승 15무 10패)로 리그 4위를 지켜 구단 새 역사를 썼다. 지난달 홈에서 열린 하이퐁FC(홍콩)와의 ACL 플레이오프(PO) 관문마저 넘어 첫 본선 진출까지 성공했다. 조성환 감독이 내걸었던 공약을 지킬 조건이 마련된 것이다.
조성환 감독은 1년 전 팬들에게 한 약속을 잊지 않고 있다. 현실적으로 모든 원정 팬의 항공권을 지원하는 건 어렵겠지만, 원정길까지 동행키로 결심한 팬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할 수 있는 방법을 고심하고 있다. 구단에 따르면 세 차례 원정 경기 모두 각각 추첨을 통해 항공권을 제공하는 등 여러 방안을 두고 고심하고 있다.
사실 조성환 감독의 항공권 공약과 공약 이행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엔 홈경기 관중 1만명 돌파시 제주 원정 항공권 지원을 약속했다. 실제 FC서울과의 홈경기에 1만 139명의 관중이 경기장을 찾으면서 조 감독도 기쁜 마음으로 공약을 지켰다. 조 감독을 비롯해 공약 이행을 위해 모인 금액은 제주 원정길에 올랐던 팬들에게 골고루 지원됐다.
기분 좋은 ‘선순환’이 이어졌다. 당시 제주 원정에 동행했던 일부 팬들이 지원받은 금액을 “경기장을 찾는 어린이 팬들을 위해 써달라”며 구단에 돌려줬다. 이에 인천 구단은 파이널 라운드 첫 홈경기에 어린이·청소년 관중 ‘무료입장’이라는 파격적인 이벤트로 화답했다. 이 과정을 지켜본 조성환 감독은 “팬들이 제주 원정 항공권 지원을 어린이·청소년에게 돌려주셨다. 더 많은 팬이 유입될 수 있도록 큰 그림을 그려주신 것”이라며 고마움을 전하기도 했다.
스케일이 커졌지만, 조성환 감독이 이번 ACL 항공권 지원 공약을 뿌듯하고 기쁜 마음으로 지킬 수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조성환 감독은 “ACL 진출을 응원해 주신 팬분들께 감사드린다. 요코하마, 산둥, 카야 원정 모두 무척 힘든 원정이 될 것 같다. 많은 팬 여러분이 원정 응원에 와주셔서 선수들에게 힘을 주신다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