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김민규 기자
지난해 개막 첫 경기부터 한국시리즈 최종일까지 단 한 번도 1위 자리를 놓치지 않고 통합 우승을 달성한 SSG 랜더스가 걷잡을 수 없이 추락하고 있다.
SSG는 지난 17일 열린 LG 트윈스와 더블헤더 1~2차전을 모두 내줘 5연패 늪에 빠졌다. 최근 10경기 성적은 1승 8패 1무. 지난 7월 26일 선두 LG 트윈스를 불과 반 경기 차로 바짝 쫓던 2위 SSG는 이제 가을 야구 진출조차 불투명한 처지로 떨어졌다. 2위에서 6위까지 한 차례의 반등도 없이 순위가 하락했다. 디펜딩 챔피언의 위용은 완전히 사라졌다.
SSG는 비시즌 특별한 전력 보강 없이 우승팀으로는 이례적으로 외국인 선수 세 명을 전원 교체했다. 베테랑 선수 비중이 가장 높아 여름철 이후 체력 등 우려가 있긴 했지만, 이 정도 추락은 예상 밖이다. SSG는 8월 팀 승률이 0.435(10승 13패)로 떨어지자 이달 초 1군 투타 코치진의 보직 개편을 단행했다. 그래도 백약이 무효하다. 9월 SSG 승률은 0.251(2승 11패 1무)로 곤두박질쳤다. 김원형 감독. 사진=SSG 제공
여전히 투타 엇박자도 심하다. 팀 내 다승과 평균자책점 1위 커크 맥카티는 9월 평균자책점 13.11로 부진하다. 김광현도 에이스 위용을 선보이지 못하고 있다. 로에니스 엘리아스는 최근 4차례 등판 중 지난 1일 KIA전(5이닝 5실점)을 제외하고 20이닝에서 2실점으로 호투했지만 1승도 올리지 못했다. 오원석과 문승원은 선발진에서 버티기 어려운 성적이다. 박종훈은 평균자책점 6.08의 부진 속에 2군에 머무르고 있다.
불펜진의 과부하도 드러나고 있다. 필승조 노경은의 승계주자 실점률(IRS)이 치솟고 있다. 고효준의 9월 평균자책점은 7.71에 달한다. 불펜진의 페이스가 꺾였는데, 대체 선수가 없다. 또한 '노블론 세이브' 행진을 벌이던 서진용은 지난달 27일 두산 베어스전에서 첫 블론 세이브를 범했다. 이후 시즌 블론세이브는 4회로 늘어났다. 2군에서 불러올려 분위기를 바꿀 만한 유망주도 딱히 없다.
마운드가 호투하는 날엔 타선이 터지지 않고, 17일 더블헤더 1~2차전에선 3실책씩 총 6개의 실책으로 무너지기도 했다. 총체적 난국이다.
SSG는 19일 대전(한화 이글스)과 20일 대구(삼성 라이온즈)를 거쳐 인천 홈으로 돌아와 LG(21일)-롯데(22~24일)와 맞붙는다. LG를 제외하면 하위권 팀과 5경기를 벌인다. 이번 주 분위기 반전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