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상으로 3개월 넘게 재활한 왼손 투수 구창모(26·NC 다이노스)가 항저우 아시안게임(AG) 대표팀 합숙 훈련을 나흘 앞두고 실전 투구를 마쳤다.
구창모는 19일 전북 익산에서 열린 KT 위즈와의 퓨처스리그 경기에 선발 등판해 2이닝 동안 1피안타 무실점을 기록했다. 총 투구 수는 27개였다.
구창모가 실전 등판을 소화한 건 6월 2일 잠실 LG 트윈스 이후 109일 만이다.
구창모는 당초 16일 마산구장에서 열릴 예정이던 상무와의 2군 경기에 선발등판해 30구 정도를 소화할 예정이었으나 이 경기가 우천 순연되면서 실전 복귀전이 미뤄졌다.
구창모는 6월 초 부상으로 이탈했다. 왼 전완부(팔꿈치와 손목 사이 부분) 피로골절과 굴곡근 미세손상 진단이 내려졌다. 6월 초 발표된 항저우 AG 야구대표팀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지만, 재활 속도가 조금씩 미뤄져 최종 승선 여부가 불투명했다.
류중일 대표팀 감독은 왼쪽 발목 수술로 이정후(키움 히어로즈)가 이탈한 데 이어 '에이스' 구창모의 합류조차 불투명하자 근심이 커졌다. AG 부상 엔트리 교체를 최대한 미루기로 했다. 구창모의 컨디션을 예의주시하는 측면이 컸다.
구창모는 최근 들어 컨디션을 끌어올리며 복귀 청신호를 켰다. 지난 5일 가볍게 30구를 던졌고, 13일 라이브 피칭까지 마쳤다. 직구 최고 구속은 140km에 그쳤으나 투구 후 별다른 문제가 없는 점이 고무적이었다.
구창모는 이번 AG에서 금메달을 따지 못하거나 대표팀 합류가 불발되면 오는 12월 상무야구단에서 군 복무를 시작해야 한다. 이는 지난겨울 합의한 비 자유계약선수(FA) 다년 계약 조건에도 영향을 끼친다.
구창모는 19일 KT전 1회 말을 공 10개로 삼자범퇴 처리했다. 선두타자 이시원을 유격수 뜬공, 후속 이상호를 중견수 뜬공으로 잡았다. 이어 황의준은 3구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구창모는 2회 말 4번 타자 강민성을 3루수 땅볼, 후속 이준희를 3구 삼진으로 처리했다. 후속 한지용에게 1루수를 맞고 굴절된 2루수 앞 내야 안타를 내줬으나 지강혁을 좌익수 파울 플라이로 막고 이날 투구를 마쳤다.
총 27개의 투구 가운데 스트라이크가 21개였다. 포심패스트볼(20구)-슬라이더(5구)-포크볼(2구)을 구사했다. 포심 패스트볼 최고 시속은 145km가 나왔다.
구창모는 "몸에 대한 걱정 없이 주어진 이닝을 깔끔하게 마무리해서 기쁘다. 오랜만에 실전 등판했는데, 전체적으로 느낌이 좋았다"며 "포심 패스트볼이 괜찮았다. 변화구를 많이 던지지 못했지만 만족스럽다. 마운드에서 긴장했는데 포수 신용석의 좋은 리드로 잘 마무리했다"고 전했다.
이날 익산구장에는 류중일 AG 대표팀 감독과 조계현 전력강화위원장이 직접 찾아 현장에서 구창모의 투구를 지켜봤다.
구창모는 대표팀 엔트리 교체 여부 발표 직전 가까스로 마운드에 복귀해 'OK' 사인을 보냈다. 최종 결정은 코치진의 결정에 달려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