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야 야구를 하는 입장이다. (그보다) 야구를 보러 오시는 분들이 편하게 보셔야 되는 게 아닌가 싶다."
이승엽 두산 베어스 감독이 서울시 돔구장 계획에 대한 첫 의견을 전했다.
서울시는 지난 18일 잠실 돔구장(가칭) 건립 계획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서울시가 이번에 발표한 내용에 다르면 현재 사용 중인 잠실야구장이 허물어지고 그 자리에 폐쇄형 구조의 돔구장을 지을 예정이다. 총 건설비는 약 5000억원. 서울시는 국제경기 유치가 가능한 3만석 이상 규모에 호텔, 레스토랑 등 다양한 부대시설을 갖춘 최신식 구장을 짓겠다고 공언했다.
문제는 시간이다. 시는 공사 기간을 2027년 1월부터 2031년 말까지로 예고했다. 즉 잠실구장을 사용하던 LG 트윈스와 두산 모두 공사가 시작되는 2026년부터 총 6시즌 동안 잠실을 대체할 새 야구장을 찾아야 한다.
이승엽 감독은 19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리는 2023 KBO리그 정규시즌 NC 다이노스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내가 의견을 전한 부분은 없다"고 말하면서 "우리(선수단)야 야구를 하는 입장이지만, 야구를 보러 오시는 분들이 편하게 보시는 게 더 중요하지 않을까 싶다. 다른 건 제쳐놓아도 팬분들께서 좋은 환경에서 관전하셔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감독은 "관중 문화가 굉장히 성숙했고, 많이 발전했다. (그만큼) 팬분들을 배려하지 않을 수 없다. 특히 서울은 특수한 도시다. 두산 팬들만 생각해서도 안될 문제다. 상대 팀에서도 많이 올라오신다. 원정 관중들도 많다. 그 분들이 쾌적한 상황이나 보기 편한 곳에서 경기를 하면 좋지 않을까 싶다"고 의견을 전했다.
이 감독이 얘기한 환경은 단순히 해석하면 폐쇄형 돔으로 계절과 기후를 가리지 않게 될 최신 구장에 대한 '기대'로 풀이할 수 있다. 다만 대체 구장에 대한 이야기로 받아들이자면, 지나치게 긴 공사 기간, 마땅치 않은 대체 구장에 대한 아쉬움일 수도 있다. 목동, 고척, 수원, 문학 등은 서울 연고팬들에게 너무 멀고, 잠실의 교통 편의성을 대체하기 어렵다.
한편 18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까지 최근 7연승을 달리는 두산은 이날 NC를 상대로 올 시즌 8연승에 도전한다. 상대가 만만하진 않다. 두산이 대체 선발인 최고참 장원준을 예고한 반면 NC는 투수 3개 부문 1위를 달리고 있는 에이스 에릭 페디가 출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