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과 살인 등 사회적 불안감을 확산하는 소식이 쏟아지자 양대 포털이 기사 노출 방식에 변화를 주기 시작했다. 콘텐츠 이용자들의 정신적 피로감을 최소화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21일 1위 포털 네이버 관계자는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자살 관련 기사에 대해 자동으로 댓글을 닫는 기능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보건복지부와 지난 15일 맺은 '자살 예방 및 생명 존중 문화 조성'을 위한 업무협약의 일환이다.
보건복지부는 네이버가 수행하는 자살 예방 사업의 자문을 제공한다. 네이버는 AI를 기반으로 자살 유발 정보를 차단하고, 자살 시도자와 유족 등 자살 고위험군을 대상으로 한 서비스를 개발할 계획이다.
채선주 네이버 대외·ESG정책 대표는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이용자의 삶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카카오가 운영하는 다음은 지난 6일부터 자살을 다룬 기사를 클릭하면 주의가 필요하다는 문구를 먼저 노출하고 있다.
이용자가 안내문의 '기사 보기' 버튼을 눌러야 전체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 자살 보도로 인한 2차 피해를 막기 위한 조치다.
수년 전부터 자살이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면서 콘텐츠 이용자들도 마음이 무거워지는 기사를 더 자주 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음 뉴스에서 최근 2년간(2022~2023년) 월평균 452건의 자살 관련 보도가 나왔다.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로, 영향력이 큰 유명인의 사망 기사에 특히 클릭이 몰린다는 설명이다.
임광욱 다음CIC 미디어사업실장은 "플랫폼이 사회적 책무를 인식하고 이행하기 위한 노력"이라며 "들여다볼수록 쉽지 않은 주제라는 것은 알고 있지만, 공감대가 있는 방식부터 시작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건강한 미디어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한 네이버와 카카오의 자정 활동이 긍정적으로 다가오지만 제대로 효과를 내기 위해서는 적용 범위를 넓혀야 한다는 게 전문가의 진단이다.
성동규 중앙대학교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는 "뉴스는 물론 블로그 등 영역으로 확장할 필요가 있다"며 "독자들도 기사를 선별할 수 있는 능력을 함양해야 한다"고 말했다.
성 교수는 또 "청소년들은 부정적인 기사로 가장 큰 영향을 받는다"며 "모방 심리가 클 수밖에 없으니 각별히 신경 쓰고 관리 방안을 구체화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