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물의 첫 화 같다. ‘천박사 퇴마연구소: 설경의 비밀’은 천박사 시리즈가 만들어진다면, 그 첫회로 기억될 영화다.
귀신은 못 보고, 딱히 신통력도 없지만, 사람 마음을 꿰뚫는 통찰력으로 가짜 퇴마를 하며 사건을 해결해 오던 천박사. 어느 날 귀신을 본다는 유경이 찾아와 동생 몸에 깃든 귀신을 쫓아달라고 의뢰한다.
천박사는 파트너 인배와 함께 유경의 집으로 향한다. 이 시골마을은 뭔가 이상하다. 안개가 꾸덕하고 여기저기 초상집이다. 천박사는 그냥 귀신 본다고 믿는 여자 적당히 설득하고 그 동생 위로하려 했는데, 아뿔싸 정말 섬뜩한 뭔가가 있다. 게다가 그 뭔가는 자신이 그토록 쫓던 그 뭔가다. 이제부터 천박사의 본격 퇴마 활극이 시작된다.
‘천박사 퇴마연구소: 설경의 비밀’은 웹툰 ‘빙의’가 원작이다. 가제도 원래 ‘빙의’였다. 영화로 각색하면서 좀 더 웃음기를 담고, 주인공 천박사에 초점을 맞추고자 이 같은 제목이 낙점됐다. 그 의도 그대로 나왔다. 다만 귀신 잡는 부적인 설경의 비밀보다는 귀신 쫓는 칠성검의 비밀이 부제에 더 걸맞은 듯은 하다.
‘천박사 퇴마연구소’는 천박사을 중심으로 한 캐릭터 무비다. 귀신 잡는 것도, 큰 한이나 거창한 목표가 있다기보다, 제로 콜라 같은 퇴마다. ‘고스터 버스터즈’ 같다. 특히 음악 사용이 그렇다. 이 영화의 음악은, 연출이 못 해낸 서스펜스를 자아내려 노력한다.
이야기는 단순하다. 러닝타임이 98분이다. 짧다. 미덕이다. 구태여 설명하지 않고 내달린다. 이는 연출보다는 프로듀싱의 힘 같다. 캐릭터는 모두 평면적이다. 배우 구성이 좋기에, 시리즈물이 된다면 캐릭터가 더 입체적이 될 가능성이 있다.
천박사를 연기한 강동원은 하네스를 입고 나온다. ‘검은 사제들’의 사제복에 이어 여심을 자극할 것 같다. 인배 역의 이동휘는 하던 대로 했다. 유경 역의 이솜은, 감독이 이 배우의 활용법을 모르는 것 같다. 범천 역의 허준호는 언제나 그렇듯 안정적이다. 선녀보살과 선녀로 특별출연한 박정민과 블랙핑크 지수는, 후속편이 만들어진다면 주연급으로 나오길 바란다.
‘천박사 퇴마연구소’는 영화와 OTT 사이, 그 어스름에 있다. 그렇기에 요즘 관객들에게 더 익숙하고 더 반가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