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수리 형제들이 날아오를 준비를 마쳤다.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AG) 야구 대표팀에 뽑힌 노시환과 문동주가 대회에서의 활약을 다짐했다.
24일 국가대표팀 소집 이틀째 만난 노시환은 “각 팀에서 야구를 제일 잘하는 사람들이 모여 훈련하니까 옆에서 보고 배울 게 많다”면서 “어젠(23일) 첫 날이라 선수들과 얘기를 많이 했다. 그동안 공략하기 어려운 투수들과 얘기도 했고, 같은 포지션(내야수) 선수들과도 화기애애하게 얘기하면서 좋은 경험을 많이 했다”라고 말했다.
노시환은 올 시즌 리그 최우수선수(MVP) 강력후보 중 한 명이다. 126경기에 나와 타율 0.298 31홈런 99타점을 기록했한 노시환은 홈런과 타점 부문 리그 1위에 올라 있다. 소집 직전 경기였던 22일 키움 히어로즈전에서도 홈런을 쏘아 올리며 타격감을 끌어 올렸다. 야수들 중 MVP 레이스에서 가장 앞서 있는 선수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의 페이스다.
노시환은 국가대표에서도 중심타자 역할을 맡을 가능성이 크다. 다만 노시환은 “홈런 생각은 아예 없애려고 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다들 처음 상대하는 투수들이고 국제대회는 홈런이 많이 나오지 않는다. 정확하게 맞추는 데만 초점을 두고 홈런보단 짜임새 있는 플레이로 출루한 타자들을 홈으로 불러 들이는 데 집중하겠다”라고 다짐했다.
노시환은 대만 투수들을 특별히 경계했다. 노시환은 “대만 팀의 투수력이 좋아 보인다. 대부분의 선수가 150km/h에 가까운 공을 던지고 좋은 공들을 던지는 것 같다”라면서도 “한국에도 좋은 투수들이 많고, 올 시즌 좋은 투수들을 많이 상대했기 때문에 밀릴 거라 생각 안한다. 충분히 싸워볼 만하다고 생각한다”라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노시환의 팀 후배 투수 문동주도 같은 생각이었다. 문동주는 “(노)시환이 형 따라 최선을 다해 경기하겠다. 준비를 잘 하고 있었기 때문에 자신 있다. 경기 결과로 보여드리겠다”라며 대회에 나서는 소감을 전했다. 아울러 그는 “대표팀에 잘하는 투수들이 많다. 투수 형들에게 많이 물어보면서 야구적으로 한 단계 성장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라고 덧붙였다.
문동주 역시 올 시즌 강력한 신인왕 후보다. 23경기에 나와 8승 8패 평균자책점 3.72를 기록한 문동주는 지난 4월 21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에서 최고 160km/h의 공을 뿌려 KBO리그 최고 구속 역사를 새로 쓰기도 했다. 프로 2년차에 안정적인 광속구까지 장착한 문동주는 올 선발로서 탄탄히 입지를 다지면서 신인왕 강력 후보 중 한 명으로 떠올랐다.
문동주는 아시안게임을 위해 시즌을 조기에 마쳤다. 지난 3일 LG 트윈스전을 끝으로 총 118과 3분의 2이닝을 던진 문동주는 AG 소집 때까지 2군에서 휴식을 취했다. 문동주는 “그동안 정말 잘 쉬었다. 경기를 많이 뛴 것도 아니기 때문에(2군 경기 2경기 5이닝) 힘도 많이 남아 있다. 준비도 잘했기 때문에 경기하는 데 문제 없을 것 같다”라고 자신했다.
문동주는 “아시안게임에선 새로운 선수들을 만난다. 새로 만나는 상황에선 투수가 유리하다고 하니까 우위에 있다고 생각하고 자신 있게 던지겠다. (노)시환이 형이 점수를 뽑아줄 거라 생각하고 열심히 던지겠다. 어느 상황에 나가게 돼도 준비가 잘 돼있다”라며 대회에 나서는 각오를 전했다.
이번 아시안게임 대표팀은 역대 최약체로 꼽힌다. 나이 제한이 생겨 선수들의 전력이 이전보다 낮아진 것은 사실이고, 설상가상 이정후(키움 히어로즈), 구창모(NC 다이노스) 등 투타에서 중심을 잡아줄 에이스 선수들이 부상으로 낙마해 빨간불이 켜졌다. 하지만 그 가운데서도 노시환, 문동주 독수리 형제는 리그에서 형들과 견줄만한 활약을 펼치며 쭉쭉 성장해왔다. MVP와 신인왕 강력 후보들이 합심해 최약체라는 오명을 극복, 항저우에서 훨훨 날아오를 수 있을지 주목된다.